[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제조업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스마트센서와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이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감지기에서 시작한 센서는 이제 AI 연산, 엣지컴퓨팅, 실시간 제어까지 아우르는 지능형 장치로 발전하고 있으며, IIoT는 이를 연결하고 분석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7월 스마트공장의 ‘감각기관’인 센서 기술과 ‘신경망’ 역할을 하는 IIoT 플랫폼의 최신 기술 동향과 시장 전망, 주요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스마트센서와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이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gettyimage]
스마트센서와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이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gettyimage]

센서와 IIoT, 자율제조의 시작점

스마트공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지능형 생산 시스템, 즉 자율제조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지능화의 출발점은 바로 스마트센서다. 스마트센서는 온도, 진동, 위치, 유량, 압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IIoT 솔루션은 이를 설비예지보전, 품질관리, 에너지 절감, 공정 최적화 등으로 연결한다. 최근에는 AI 내장 센서와 엣지컴퓨팅, IO-Link 기반의 저지연 통신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연동 사례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공정의 실시간 제어와 자율화로 이어지며, 스마트공장 고도화의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센서와 IIoT는 공장 내 설비와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축으로, 특히 중소 제조업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위한 기술적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기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택됐으나, 최근에는 정부의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과 함께 중소기업으로의 하방전개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기술적 성숙, 중소기업으로 하방전개 가속화

글로벌 스마트센서 및 IIoT 시장은 기술적 성숙과 함께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센서 시장은 2023년 약 517억달러(약 69.8조원)에서 2028년까지 약 983억달러(약 132.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13.4%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이다.

특히 스마트센서 기술은 제조업뿐 아니라 자동차, 의료,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으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지보전 수요 확대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IIoT(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IDC에 따르면 글로벌 IIoT 시장은 2023년 3260억달러(약 440.1조원)에서 2027년 4820억달러(약 650.7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가운데 제조업이 전체 IIoT 지출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 연결에서 나아가, 생산성과 설비 안정성, 에너지 효율성 등 경영 지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고도화된 연결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센서, 엣지 게이트웨이, IIoT 플랫폼, AI 기반 분석 솔루션 등 전주기적 생태계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시장 역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센서 시장은 2024년 약 4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정밀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IIoT 플랫폼의 경우, 대기업을 중심으로 초기 구축이 이뤄진 이후, 최근에는 중소 제조기업 대상 보급형 솔루션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고도화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부의 공동 지원 프로그램 등이 IIoT 확산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이 센서 기반 모니터링, 설비 이상 진단 등 단위 공정에서부터 디지털전환을 시작하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IIoT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범위 설정, 시스템 간 표준화 문제, 그리고 전문 인력 부족 등이 시장 확산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다수의 중소 제조기업은 제한된 예산과 리소스 아래에서 점진적 도입을 택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통합성 높은 솔루션과 단계별 지원 체계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IIoT 플랫폼의 경우, 대기업을 중심으로 초기 구축이 이뤄진 이후, 최근에는 중소 제조기업 대상 보급형 솔루션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사진=gettyimage]
IIoT 플랫폼의 경우, 대기업을 중심으로 초기 구축이 이뤄진 이후, 최근에는 중소 제조기업 대상 보급형 솔루션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사진=gettyimage]

시장 확산 장벽은 ‘디지털 기술 이해 격차’

성장 전망치 만큼 시장에서의 스마트센서와 IIoT 솔루션의 확산세는 뚜렸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여전히 비용 등에 따른 한계도 드러났다. 본지가 지난 7월 한달간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IIoT 도입에 대한 수요기업의 의지는 분명했다. 다만 전체 응답자의 67%는 “도입 계획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현재 운영 중이라고 답한 비율은 13%, 시범 운영 중은 7%에 그쳤다.

즉, 도입 계획과 실사용 사이에는 약 47%p의 큰 격차가 존재하며,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간극은 더 크게 나타났다. 단순히 기술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력 부족, 비용 부담, 기존 설비와의 연동 문제, 기대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장벽 때문이라고 복합적으로 응답했다.

공급기업들의 현실은 어떨까. 공급기업들은 가장 큰 사업상의 어려움으로 ‘고객 확보·시장 확대의 어려움’, 그리고 ‘기술에 대한 고객의 인식 부족’을 꼽았다. “아직 스마트센서와 IIoT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현장에서 잘 모른다”는 서술형 응답도 있었다.

한 공급업체는 “설비에 센서를 붙이는 것은 쉬우나, 데이터를 보는 문화와 분석 역량은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는 공급기업이 기술적 역량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수요기업과의 디지털 이해도 격차로 인해 시장이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기술 활용의 이상적인 흐름이 실제 제조현장에 자리잡기까지는 시간과 지원, 그리고 기술-현장 간의 접점을 좁히기 위한 실천 전략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주목한 키워드, 엣지AI·디지털트윈·IO-Link

스마트센서, IIoT 분야의 주요 기업 인터뷰를 통해 기술 전략도 살펴봤다. 에이딘로보틱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초소형 센서 기술로 차별화하며, 차세대 로봇·헬스케어 시장까지 겨냥한 응용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에이딘로보틱스 김용범 CTO는 “정전 용량 방식 기반의 힘·토크 센서를 채택함으로써 소형화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실제 로봇 핸드, 재활 의료기기 등에서 초소형 센서를 활용한 응용 사례가 늘고 있으며, 향후 멀티모달 센싱과 엣지AI 내장 센서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페펄앤드푹스는 레거시 설비의 데이터화를 돕는 연결 솔루션과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예지보전 기술을 통해 현장의 디지털 전환 장벽을 낮추고 있다. 페펄앤드푹스코리아 최원웅 부장은 “IO-Link 기반 센서와 마스터, 그리고 레거시 설비를 연결하는 DeviceMaster 시리즈를 통해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현실화하고 있다”며,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석해 유지보수와 품질 예측까지 연결하는 디지털트윈 구현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루프는 진단·예측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센서 중심의 전략으로, 현장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트윈 연계를 통한 공정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발루프 유현욱 지사장은 “스마트센서는 이제 단순 감지기를 넘어, IO-Link 기반 양방향 통신과 FFT 분석, 자가 진단 기능 등을 갖춘 데이터 기반 제어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Smart Sensor + Edge Analytics + Digital Twin이라는 3축 전략을 기반으로 고객의 예지보전과 공정 최적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센서와 IIoT는 더이상 단순 계측 장비가 아니라, 예지보전과 공정 최적화를 실현하는 ‘데이터 지능화의 출발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
스마트센서와 IIoT는 더이상 단순 계측 장비가 아니라, 예지보전과 공정 최적화를 실현하는 ‘데이터 지능화의 출발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

ifm은 센서부터 AI 분석까지 자체 기술로 수직계열화된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 중소기업도 쉽게 확장 가능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다. ifm 권장호 부장은 “ifm은 IO-Link 스마트센서에서 IIoT 플랫폼 moneo, AI Assistant까지 센서-플랫폼-AI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고 있다”며, “센서 데이터 수집부터 ERP 연계까지 엔드-투-엔드로 연결하는 구조를 바탕으로 중소 제조업도 쉽게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센서와 IIoT는 더이상 단순 계측 장비가 아니라, 예지보전과 공정 최적화를 실현하는 ‘데이터 지능화의 출발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각 기업은 이를 위해 엣지연산·표준통신·통합플랫폼 기반의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술은 준비됐다, 과제는 도입과 확산

스마트센서와 IIoT 기술은 이미 기술적 성숙도 측면에서는 충분한 검증을 마쳤다. 주요 기업들은 AI 내장형 센서, 엣지컴퓨팅 기반의 데이터 분석, IO-Link 등 표준 통신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다양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출시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수의 산업군에서 이를 상용화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도입 확산은 여전히 산업별·기업 규모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기술 도입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러 제약에 직면해 있다. 설비 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 기존 생산설비와의 연동성 확보 어려움, 내부 인력의 디지털 기술 역량 부족, 그리고 도입 이후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센서와 IIoT의 잠재적 가치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향후 확산을 위한 핵심 열쇠는 현장 적합성과 경제성에 있다는 진단이다. AI 내장형 센서와 엣지컴퓨팅 기술을 탑재한 장비는 고속 연산과 저지연 처리를 통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으며, IO-Link와 같은 표준 통신 기반은 다양한 설비간 연결성과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 맞춤형 패키지 솔루션과 초기 도입 비용을 낮춘 구독형 모델, SaaS형 IIoT 플랫폼 등의 형태가 보다 실용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지원 전략의 정교화가 요구된다.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고도화 사업이 기술 중심 지원에서 활용 중심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으며, 기업 맞춤형 컨설팅, 사전진단 기반 패키지 보급, 산업군별 특화형 레퍼런스 모델 개발 등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순 보급 숫자보다는 실제 운영성과와 지속 가능한 활용 기반이 확보될 수 있도록 생태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은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잘 수집하고, 얼마나 현장에서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출발점인 스마트센서와 IIoT는 단순한 도입을 넘어 운영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 전략 속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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