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박현우 기자] 반도체 검사 장비 개발 전문가들이 2020년 설립한 에이엠알랩스가 제약 물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LAM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100%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D제약사 물류센터에 AMR(자율주행로봇, Autonomous Mobile Robot) 12대를 성공적으로 운용 중이며, 협소한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작동하는 기술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뤘다.

2만5000여 품목을 취급하는 제약 물류센터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업계 2위 제약사와도 협의를 진행하는 등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유사한 물류 환경을 가진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본지는 에이엠알랩스 박승 대표를 만나 일문일답을 나눴다.

에이엠알랩스 박승 대표는 “국산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br>" height="400" loading="lazy
에이엠알랩스 박승 대표는 “국산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에이엠알랩스를 소개한다면?

에이엠알랩스는 반도체 검사 및 비전 검사 장비 개발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2020년 설립한 AMR 전문 기업이다. AI 비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핵심으로 창업 전 2~3년간 심층 연구를 거쳐 기술력을 확보했다.

초기 예비 창업 패키지를 통해 농업 분야 야외 주행 솔루션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농기계 전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재까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 시장의 성장 한계를 인지하고 창업 2년차부터 물류 자동화 분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는 오더피킹(Order Picking)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으며, 창업 3년차에는 제조 및 조립 라인에 솔루션을 공급했고, 작년부터는 제약 유통 분야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약품 물류센터에서 AMR이 수행하는 역할은?

D제약사 물류센터에 도입된 당사의 AMR은 오더피킹을 통한 풀필먼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약국 주문이 접수되면 AMR이 이를 인식하고 지정 구역으로 이동해 피킹 작업자에게 필요 약품을 알려준다. 작업자가 약품을 AMR에 적재하면 RFID와 정밀 중량 측정을 통해 정확도를 검증한 뒤 다음 피킹 지점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에이엠알랩스 AMR은 1g 미만의 정밀도로 무게를 측정할 수 있어 약품 간 구별이 가능하다.

제약 물류센터는 약 2만5000여 품목을 취급하며, 협소한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운용과 당일 배송을 위한 신속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다른 AMR 업체들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500평 규모의 물류센터에 12대를 운용 중이며, 향후 25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로 AMR이 운용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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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엠알랩스의 AMR은 좁은 공간에서 최적의 길을 찾아내 오류 없이 오더피킹을 수행한다. [사진=에이엠알랩스]

고객사가 기존 물류 자동화 시스템 대신 AMR을 선택한 배경은?

500평 내외의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는 AMR 도입이 필수적인 환경이다. 2~3000평 이상의 대형 풀필먼트 센터와 달리, 중소 규모 센터에서는 작업자가 직접 바구니를 들고 피킹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효율적이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이 발생하는데, AMR 2대가 작업자 1명을 대체하는 효과가 나온다.

물류센터는 공간 효율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랙간 간격이 매우 좁아 기존 물류 자동화 솔루션 적용에 한계가 있다. 경쟁사 AMR들도 이런 협소한 공간에서 원활한 작동이 어려운 반면, 에이엠알랩스 제품은 이러한 환경에 최적화돼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대부분의 제약업체가 유사한 환경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현재 업계 2위 제약업체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한국과 유사한 물류 환경을 가진 일본 제약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일본 시장은 고객 맞춤형 AMR과 소량 다품종 제품의 정확한 배송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이는 에이엠알랩스의 핵심 역량과 일치한다.

에이엠알랩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SLAM과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100%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성능이 뒤지지 않으며, 높은 확장성이 핵심 강점이다.

자율 지게차 분야 진출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중국 업체들조차 고가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지게차 업체와 협력해 절반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기업을 통해 약 1만 대의 AGV를 AMR로 개조하려는 요청을 받고 있으며, 자율주행 키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수요에 대응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두바이에서도 투자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며, 해외 시장을 겨냥한 AMR 임대 사업도 검토 중이다.

향후 시장 전망과 포부를 밝힌다면?

AMR 산업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시장 환경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AMR 도입기업이 제한적이며, 도입하더라도 중국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일부 국내업체들이 중국 솔루션을 그대로 적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에이엠알랩스는 모든 핵심 기술과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 진정한 기술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싶다. 국산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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