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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체계로 전환 필요하다
30년 단계별 국가 로드맵 구성 필요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과 외산제품의 국산화 및 기업 계열화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증가가 내수확대 및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글로벌 시장의 수요구조 변화에 맞추어 수출구조의 고도화를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은 “30년 이후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 체제 달성’이라는 대전제 하에 단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장기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utoimage]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가 갖는 생산비용상 이점 등을 활용해 소품종 대량 생산과정에서 수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한 선진 경험과 기술 등을 모방 학습방식으로 습득하며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위치에서 한국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대기업 경제 체제의 한계,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하에 대기업 체제는 모든 자원배분과 경쟁 질서상 대기업 우선주의를 구조화했다. 그 결과 소득과 자원배분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어 왔다. 특히 대기업 수요독점의 시장 지배력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한 거래 관행화로 단가 인하 등의 부담이 중소·중견 기업들에게 전가돼 왔다. 이러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는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의 성장 경로를 가로 막음으로써 경제 역동성을 저해하는 측면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 중국의 빠른 추격에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제조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필자가 32년 이상의 제조 대기업 경험과 중소·중견기업 스마트제조혁신 업무에서의 7년 경험을 기반으로 해답을 내본다면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 체제로 대전환’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는 더이상 성장과 고용, 성장과 분배 간의 선순환을 만들지 못하고, 중후 장대형 장치·조립 산업은 중국 등 후발국들에게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민첩하고 유연한 기업조직, 양질의 고용창출, 창조적·파괴적 혁신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디지털 경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단기 정책보다는 30년 장기 목표를 통해 2050년도에는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체계’로 전환되는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5년마다 교체되는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옛것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추진하려는 단기적 성과 정책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 30년 이후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 체제 달성’이라는 대전제 하에 5년 단위로 6명의 대통령이 단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장기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 중소기업, 엔지니어링 기술이 없다?

경제 중심이 대기업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설계 및 제작해 고객에게 공급하고 서비스하는 대기업 체제다. 대기업이 엔지니어링 후 모든 부품을 직접 생산할 수 없으니, 중견·중소기업을 n차 협력기업으로 두고, 관련 부품을 가공 및 조립해 납품하는 공급사슬 구조다.

부품 협력사들은 대기업에서 제시한 제작 사양서와 설계도에 따라 제품을 제작, 가공, 조립, 납품한다. 문제는 부품 협력사들이 왜 부품을 이런 재질로 이렇게 가공 조립하는지 모르고 주문받은 대로 납품만 하고 있다는데 있다. 대부분의 협력사들이 엔지니어링 기술없이 단순 가공 처리 및 조립하는 기술만 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기업에만 납품할 수밖에 없는 전속 기업화 됐고, 좋은 가공 및 조립 기술에도 독자적 엔지니어링 능력을 보유하지 못해 글로벌 기업에 공급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원가 절감의 시련속에서 힘겹게 운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일부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다양한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에 다양한 제품을 설계, 제작해 가공, 조립 및 납품하고 있지만 그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내연 기관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면서 내연 기관 전용의 차량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새로운 부품을 가공, 조립하는 기업으로 변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을 설계, 제작할 엔지니어링 기술을 갖지 못해 수요가 없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 만약 엔지니어링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미래 먹거리 부품 또는 다른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엔지니어링 능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가공 및 조립하는 중소기업에게 어떻게 하면 엔지니어링 기술을 갖도록 할 것인가? 이것이 해결된다면 기업 스스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기업에 공급하는 체계를 갖춰 전속 기업에서 탈피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 생산이 가능한 구조가 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자생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게 되면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로 전환과 함께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는 물론,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어떻게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인가? 해답은 2가지다. 하나는 중소기업이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새롭게 채용해 엔지니어링 팀을 만들어 현재 가공 조립하는 제품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하는 것이다. 제품의 특성과 설계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부품을 설계, 제작하는 시행착오를 거쳐 제품을 개발하면 된다.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자금 여력이 없는 기업은 신규채용해 미래를 투자하기 쉽지 않다. 또 시장에서 기업이 원하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는 쉽게 찾을 수 없고, 고임금을 주지 않으면 스카웃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들과의 협업에서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다만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설계와 제작을 따로 운영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소통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나의 협업체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에는 기업간 기술 보안 등 명확한 계약을 통해 상호 협업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앞으로 새로운 30년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달성할 것인가? 우리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장기 정책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제조기업 관련 전문가분들을 중심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실행 방안을 많이 제안해 만들어 가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

 

[최종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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