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저널 SMART FACTORY 이건오 기자] 프럼파스트는 산업·건축용 플라스틱 배관 자재 전문 기업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배관자재 단일 사업으로 연간 3천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프럼파스트는 지난해 4월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 보급 사업을 통해 MES를 도입했다.

[사진=프럼파스트]

프럼파스트가 생산하는 배관 자재는 건축 분야에서 작은 공정 자재로 판단하기 쉬우나 시공 현장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엄청난 손해를 끼치는 자재다. 급수 및 난방용 배관 파이프 이음새에서 물이라도 새게 되면 벽을 허물고 바닥을 깨야 한다. 숙련된 작업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지해 생산하던 방식은 신제품 개발 및 시공 현장의 복잡한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프럼파스트는 MES, ERP 등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확실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을 업그레이드했다.

프럼파스트의 주 생산 제품은 PB 파이프&이음관, PPF, PE-RT 파이프 등이다. PB 파이프와 이음관은 시공의 편의를 극대화한 급수 및 난방 배관자재로서 반영구적인 수명과 화학약품에도 부식이나 녹이 발생되지 않아 상수도 배관재로 쓰이며 경량성과 휨성이 좋아 좁은 공간에서도 운반이나 작업이 매우 용이하다. 제품의 탄성이 강해 동파에도 강하며, 공구 없이 간단히 시공할 수 있는 배관시스템으로 공사기간 단축 및 공사비의 절감 효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PPF는 고강도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오배수관으로 탁월한 진동 흡수와 차음 성능을 지닌 신소재를 채택함으로써 배관 내 발생하는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며 외부 충격에 매우 강해 취급이나 설치시 파손의 위험이 전혀 없다. PE-RT 파이프는 주로 건축용 바닥난방, 급수·급탕에 이용되며 건축물의 일반적인 내구연한인 50년 이상의 수명 안정성이 갖고 있다. 또한, 우수한 유연성 및 충격강도 특성으로 바닥 난방관에 적합하며 PB 이음관과 호환성 등 시공성이 우수하다.

[자료=프럼파스트]

프럼파스트 원재희 대표는 “PB 파이프 생산 공정 9단계가 국수 면발을 뽑아내는 것과 비슷하다”며, “원재료에서 배합, 투입, 압출성형, 진공, 냉각, 외경측정, 인취, 절단, 권취의 과정을 거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정확한 원료투입량, 불량에 있어 압출공정 영향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레이저 외경 측정시에는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프럼파스트는 MES를 도입하기 전에도 설비 패널에 생산설비의 조건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 다만 이 데이터들을 수집하려면 작업자가 일일이 수기로 작성하고 차후에 따로 분석해야 했다. 원재희 대표는 “MES 도입 후에는 자동으로 수집되고 기록, 분석된 데이터로 이디에서 불량이 시작됐는지 실시간으로 추적이 가능하게 됐다”며, “단계별 설비가 도출하는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축적돼 통계를 내고 이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준화한 공정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도입 전에는 불량이 발생하면 걸러내는데 급급했는데 이제는 불량 제품이 생산되면 9단계 공정 가운데 어디서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가령 실린더 온도가 낮았는지 높았는지 기어 펌프와 스크류 속도는 일정하게 지속됐는지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검토해 개선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프럼파스트 원재희 대표 [사진=프럼파스트]

프럼파스트는 MES를 도입하고 그동안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원재료 투입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펠릿(Pellet)이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알갱이를 배합기에 넣을 때 수작업으로 계근해 원재료 대비 생산량을 추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원재희 대표는 “MES 도입 후에는 재료 공급 장치인 호퍼기(Hopper)에 설치된 자동계량장비를 통해 중량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된다”며, “원재료의 수율관리 수행과 측정값의 신뢰성을 갖추게 됐을 뿐만 아니라 수작업이 없어져 업무효율이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원재희 대표는 “품질검사가 중요한 작업 공정에서 작업자가 데이터를 수기로 처리하다 보면 누락과 오류가 발생하고 효율성도 낮아진다”며, “이전에는 파이프의 두께를 측정한다거나 생산 계획 대비 수량을 맞추는 작업도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고 계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때로는 작업 일정에 쫓겨 생산 과정 중에 작성하지 못한 데이터를 나중에 몰아서 입력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고 소회했다.

[사진=프럼파스트]

스마트공장 도입 후에는 구두로 전달되던 생산 계획이 전산 처리돼 입력되고 생산량 또한 자동으로 집계됐다. 원재희 대표는 “작업자가 완성품의 품질검사를 생략하는 일조차 불가능하게 됐다”며, “라인별 작업자가 자동화 시스템에 연계된 두께 측정기로 측정을 마치지 않으면 제품 생산이 완료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관리자가 품질검사를 위해 각 라인을 살펴보며 돌아다녀야 했던 수고를 덜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럼파스트의 남은 애로 사항은 무수히 많은 공정별 정보를 어떻게 선별해 수집하고 가공하느냐다. 각 생산 설비에서 생성되는 온도 정보만 해도 수십개이기 때문이다. 원재희 대표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어떤 값을 데이터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MES 구축비용과 직결되는 문제였기에 신중을 다해 결정했다”며, “각 공정별 담당자들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것을 알아야 하는지 고민하며 불량 제품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정보 위주로 솔루션 제공 회사와 협의를 거쳤다”고 전했다. 또한, “향후 지속적인 MES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ERP와의 연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럼파스트는 MES 도입 후 업무 생산성, 완제품 불량률, 클레임 건수, 설비 가동률 등에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가시적인 효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큰 폭의 비용 절감 효과도 있었다. 업무 생산성 면에서는 생산 실적 보고서 작성과 공정능력 통계 분석에 몇 시간씩 걸리던 과정이 실시간 파악 및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한, 원재료 투입량 측정이 가능해지는 등 효율적인 생산 관리를 통해 완제품 불량률이 이전 대비 30%나 감소됐다. 품질 불량, 주문 수량 부족, 파손, 변질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 고객 클레임 건수 역시 QMS(고객 불만 등록 및 진행 관리)를 통해 관리한 결과 연평균 10건에서 2건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설비 가동이력, 수리이력 점검 계획과 같은 설비 관리를 통해 설비 가동률 또한 상당히 높아졌다. 원재희 대표는 “효율성 증대를 재무 성과로 분석한 결과 총 6,115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로 인한 프럼파스트의 매출액은 최대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프럼파스트는 내수시장의 한계성을 파악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확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프럼파스트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는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등 주로 유럽시장이다. 원재희 대표는 “향후 수출 비중은 총매출액 대비 30% 이상 높여나갈 계획”이며,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최근에 개발하고 있는 멀티레이어(Multilayer)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는 우크라이나에 사업 계획이 있다”고 언급하며, “스페인, 독일 등 해외전시회에도 참가하고 있고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프럼파스트를 알리며 해외시장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건오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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