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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코리아 최준호 대표, “디지털 전환은 일회성 프로젝트 아닌, 계속적인 개선 여정”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한국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제조 노하우와 특화된 엔지니어링·IT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다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글로벌 디지털화 흐름에서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결국 따라잡을 것이라고 봅니다.”

ABB코리아 최준호 대표는 국내 제조기업들의 디지털화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사실 늦었다기보다는 한국은 그간 제조 수준이 높아 디지털화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게임체인저라고 평가받는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한국기업들도 디지털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발맞춰 ABB도 기업들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 내부는 물론, 글로벌 비지스망 자체도 재정립하며 본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ABB코리아 최준호 대표는 “ABB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기업에게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자체적인 적용을 하면서 내부 문화 조성, 직원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전기화·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 ABB가 4차산업혁명 시대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 혁신을 완료한 모양새다. 중심에는 지난 2020년 CEO로 부임한 최준호 대표가 있다. 최준호 대표는 코로나팬데믹, 공급망 재편 등 경영환경이 가장 급변하는 시기에 회사를 이끌었다.

특히 ABB가 글로벌 차원에서 조직 변화에 큰 드라이브를 걸었던 시기와 맞물려 중책을 맡았다. ABB코리아는 미국, 독일 등과 함께 대륙별 3개 파일럿 프로젝트 지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글로벌 조직 혁신의 중심에 섰다.

최 대표는 내부 조직 문화 개편은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 라인까지 바꾸는 일명 ‘ABB Way’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기간동안 ABB는 자체적인 내부 디지털화는 물론, 그간 지역별로 움직였던 비즈니스 라인을 솔루션 중심으로 탈바꿈시켰다. 조직 개편은 물론, 매출도 2022년 약 20%, 2023년 약 12%로 두 자릿 수 상승을 이뤘다.

최준호 대표는 “예전에는 미주, 아태, 유럽 등 지사들이 지역별로 움직였지만, 이제는 오퍼레이팅을 중심으로 전 세계 직원이 함께 협력한다”면서, “실제 저는 브라질, 호주, 싱가포르 등 글로벌 다양한 직원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BB Way’를 통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선 내부 비즈니스 라인을 구축한 ABB의 변화는 현재의 디지털전환 트렌드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빠른 변화와 대응 모습이다. 사실 ABB는 지난 1970년 한국에 사업을 시작한 이래, 한국의 산업화와 맥을 함께 해 왔다. 산업 발전과 함께 솔루션 포트폴리오 변화에도 적극적이다. 이에 과거 중전기·전력 인프라 기업이라는 인식에서부터, 현재 전기화·자동화·디지털화 대표 기업으로 변화해 왔다.

최준호 대표는 “ABB는 기존부터 강점을 가져온 조선·철강·기계·디스플레이·반도체·EPC 및 플랜트·자동차·에너지 산업과 더불어 항만·수소·데이터센터·건설·배터리·빌딩·전반적인 서비스 등에서도 영역을 확대하고 성장해 왔다”면서, “최근에는 디지털화와 관련 국내 다수 기업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협업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BB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기업에게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자체적인 적용을 하면서 내부 문화 조성, 직원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최준호 대표는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면서 자신의 자리도 없앴다. 현재 직원 만족도는 높아지고, 이직률은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최 대표는 “디지털 전환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계속적인 개선 여정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도입하면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직원들의 인지 및 인식을 조금씩 높일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밟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조직 혁신 프로젝트 등 ABB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간의 소회를 밝힌다면?

회사 자체적으로는 물론, 산업 전반에 걸친 큰 변화속에서 일원으로 참여했다는데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 세계에 있는 많은 리더,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어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스마트오피스 구축 등 국내 조직 문화 변화도 많았다. 적응을 잘해준 우리 직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ABB의 국내에서의 성과 평가와 함께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꼽는다면?

ABB는 6.25 전쟁 이후 한국에 진출해 경제 및 산업과 함께 해 왔다. 과거 국내에서는 중전기,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인식됐으나, 이후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모태 사업 중 하나인 전력망 사업을 매각하고 전기화, 자동화, 디지털화 기업으로 변화해 왔다. 현재 ABB코리아는 모션, 전기화, 공정 자동화, 로봇 자동화 비즈니스 모두 균형있게 성장을 이뤘다. 기존 강점을 보여온 조선, 철강, 기계, 디스플레이, 반도체, EPC 및 플랜트, 자동차, 에너지 산업과 더불어 항만, 수소, 데이터센터, 건설, 배터리, 빌딩, 전반적인 서비스 등에서도 영역 확대되고 성장했다. ABB그룹 내에서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협업 사례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상승은 물론 실제 비즈니스 기회가 증가해 글로벌 매너저 방문이 상당히 늘고 있는 추세다. 내부적인 조직은 계속해 운영 및 관리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개선해, 휴먼에러 가능성을 줄이고 보완해 가고 있으며, 서울·부산·천안 공장의 개선 작업도 진행됐다. 아울러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략과 목표 강화에 발맞춰, 천안 공장에는 태양광 발전을 설치 완료해 가동이 시작됐고 이로 인한 에너지 절감 효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ABB코리아 최준호 대표는 “디지털 전환에 있어 ABB 강점은 구조화된 접근 방식, 광범위한 디지털 포트폴리오 및 심층 도메인 전문지식”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국내 제조업계의 ‘디지털전환’ 현주소 등을 평가하고, 조언한다면?

한국은 GDP 중 제조업 비율이 30%에 달하고 OECD 1위, 전세계에서 5위 안에 꼽힐 정도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다. 그만큼 세계적인 제조강국이다. 우리나라처럼 제조 노하우, 특화된 엔지니어링·IT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 현재 다소 디지털전환이 느리다는 평가가 있지만, 사실 그동안 필요성을 못느껴 다소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특화된 IT 전문국가다 보니 거꾸로 디지털화에는 조금 관심도가 적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최근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이 접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해외 기업들이 한국 제조 대기업의 생산성·효율성을 따라오지 못했지만, AI 등이 적용되는 디지털전환으로 제조 경쟁력이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 온 거다. 하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곧 머지않아 따라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국내 기업들도 이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굉장히 활발하게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기업에 조언하자면 디지털 전환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계속적 개선 여정이자 과정이다. 이에 먼저 손쉬운 시작점을 찾아야 한다. 대대적인 투자, 대형 규모보다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러나 초기 수혜를 빠르게 달성 가능한 부분을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초기 결과에 힘입어 좀더 규모를 키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ABB가 제시하는 해법은?

ABB의 모든 디지털 솔루션은 ‘ABB Ability’로 대표된다. ABB Ability는 효율성, 생산성, 지속가능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모든 디지털 솔루션을 통칭하는 브랜드이자, 제품이고 클라우드다. 즉, 스마트 디바이스부터 온프레미스,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수준별 광범위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상태 모니터링, 자산 상태 관리, 예측 유지보수, 에너지 관리, 시뮬레이션 및 가상 시운전, 원격 지원 및 협업 운영 등 170개 이상의 ABB Ability를 제공 중이다.

디지털 전환에 있어 ABB 강점은 구조화된 접근 방식, 광범위한 디지털 포트폴리오 및 심층 도메인 전문지식이다. 대표적인 솔루션 하나를 소개한다면, ABB Ability Genix Industrial Analytics and AI Suite(이하 ABB Ability Genix, 제닉스)는 사전 구축되고 사용이 간편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갖춘 확장 가능한 고급 분석 플랫폼이다. 포괄적인 모듈식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분석 및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산업별 특화된 전문지식을 활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고 고객의 기존 투자를 보호한다.

제닉스를 적용한 기업은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을 최대 40% 절감, 생산 효율성 최대 30% 향상, 에너지 및 배출 최적화 최대 25% 개선할 수 있다. 운영 기술, 엔지니어링 기술, 정보 기술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후 맥락을 고려해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산업 내 운영을 개선하고 자산 관리를 최적화하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간소화하도록 지원한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생성형AI 기술을 ABB 디지털 솔루션에 구현했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인 제닉스 코파일럿(Genix Copilot)은 산업계 임원, 전문가 및 현장 엔지니어에게 실시간으로 더 나은 의사 결정 지원하고 생산성 증대 효과는 물론, 자산 수명을 최대 20%까지 연장하고 예기치 못한 정지시간을 최대 60%까지 감소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동향은?

파트너십은 ABB Ability의 핵심이라고 할 만큼 강조된다. ABB가 구축하는 기술은 너무나도 많고 다양하며, 한 기업이 단독으로 모든 기술을 똑같이 잘할 수 없다. 디지털화, 인공지능,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의 시대에 파트너십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ABB는 자신의 분야에서 동일한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기술 리더들과 협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과 더불어 ABB Ability 플랫폼 강화’, 휴렛패커드와는 ‘지능형 산업 플랜트 도입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활성화’, 화웨이와는 ‘중국 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 산업용 디지털 솔루션 성장’, 다쏘시스템과는 ‘밸류체인 최적화를 위한 디지털 트윈 솔루션 제공’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다양한 협업이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는 삼성물산 스마트홈 플랫폼 ‘홈닉(Homeniq)’와 ABB 프리앳홈 시스템, ABB 아이버스 KNX 등 솔루션을 단일 자산 관리 시스템에 통합해 서비스를 확장했다. 건물 내 모든 에너지 그리드 시스템을 관리·모니터링하는 신규 기능도 제공한다. 해당 기능은 전력 피크 관리로 전기요금을 낮추고 태양광 발전(PV) 설비 등 투자 회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는 ABB ‘프리앳홈’과 삼성 ‘스마트싱스’를 통합해 전체 주거용 스마트 빌딩 기술 주도를 위해 협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많은 한국 기업이 세계로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ABB도 고객이 믿고 선택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함께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

“‘ABB Ability’는 스마트 디바이스부터 온프레미스,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단계별·수준별 광범위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ABB코리아 최준호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48시간이라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솔직히 12시간 정도는 잘 것 같고, 36시간은 아내와 놀 것이다. 차를 끌고 멀지 않은 곳에 가서 그냥 식사도 하고, 구경하고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일과 중 개인적으로 소중한 시간이 있다면?

저는 아내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 주말에 자주 놀러 나가는 편이다. 어디 멀리 가는 게 아닌,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다던가 하는 그런 함께하는 시간들이 소중하다.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은?

나도 모르게 듣는 것보다 말을 많이 하게 돼서 어렵다. 시니어가 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대화도 가능하면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회사에서 쓰는 사내 메신저 등을 좀 캐쥬얼하게 쓰는 편이다. 대표이사가 되고 나서는 오히려 말보다는 직원들도 편하게 답하고 하다 보면, 오히려 말로 하는 것 보다 그 사람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워낙 유명한 책인데,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어떻게 이런 인사이트를 줄 수 있지 하는 감명을 받았다. 좀 길지만 인류의 역사에 대해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평소 건강관리는?

특별히 시간을 내지는 않는다. 하루에 1시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스쿼트, 플랭크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특별히 시간을 내는 것은 아니고, TV나 유튜브 등을 보면서 편하게 하는 편이다.

직원들한테 평소에 업무 외적으로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업무 외적으로는 딱히 없는 것 같다. 다 성인이고 각자가 본인 인생의 주인들이지 않나. 40대에는 엄청 조언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물어보면 제가 생각하는 것을 전달을 하긴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람 자체로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업무적으로도 과정 이야기는 하지 않고 결과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최종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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