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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특집 ①] 날개 달린 산업용 3D 프린팅, 치열한 주도권 경쟁
소재와 기술의 발전, 특허 만료로 가능성 무궁무진… 숨겨진 솔루션 찾기 게임 시작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3D 프린팅이라고 불리우는 적층가공(AM, 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등장한지도 벌써 4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RP(Rapid Prototyping)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해 미국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졌던 3D 프린팅은 단순한 모형이나 시제품 만들기를 넘어서 새로운 산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3D 프린팅은 스마트팩토리의 한 분야로 확고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진=utoimage]

최근에는 소재가 다양해지고, 기술력도 크게 상승되면서 금속 3D 프린팅을 통해 제조업의 부품과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만으로 완성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3D 프린팅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까지도 등장했다. 산업용 3D 프린팅 시장이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되면서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도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3D 프린팅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큼… 네트워크 강화 및 민간시장 활성화 화두

지난 6월 23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제2차 3D 프린팅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한국 정부는 민간 중심 시장에 산업용 3D 프린팅 기술을 확산시켜서 일명 ‘3D 프린팅 스마트팩토리’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업단지 내에 3D 프린팅을 생산공정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또한 지난 7월 2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된 ‘뿌리4.0 경쟁력 강화 종합계획’에서는 3차원 인쇄(3D 프린팅)를 공동기반 뿌리기술에 새로 포함시키고 신소재 개발을 위한 첨병 역할로 삼았다. 이를 통해 현재 4,000억원이 조금 넘는 국내 3D 프린팅 시장의 규모를 2022년까지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국내 산업계에서 3D 프린팅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3D 프린팅 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그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주요국의 3D 프린팅산업 지원정책 동향’을 보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먼저 3D 프린팅의 시작을 알렸던 미국은 이미 2011년 첨단제조업파트너십(Advanced Manufacturing Parnership)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첨단제조 연구개발투자를 증진하는 권고분야 11개 중 3D 프린팅 기술을 포함시켰다. 2012년에는 제조혁신국가네트워크(the National Network for Manufacturing Innovation)을 구축해 국방부와 에너지부, 상무부, 항공우주국, 국립과학재단, 교육부가 공동 참여하는 산학연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3D 프린팅은 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술’이라고 극찬하고 육성책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3D 프린팅 열풍이 다시금 일어났다. [사진=utoimage]

독일도 2016년 ‘디지털 전략 2025’를 발표하고 ‘디지털기술연구 및 개발, 혁신분야에서 우수한 성과 도출’ 과제의 한 분야에 3D 프린팅 기술을 넣었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혁신제품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유럽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 90여개 기관들이 연대해 조직한 ‘Mobility goes Additive’도 마련돼있다.

중국은 2017년 ‘중국 적층 제조산업 발전 행동계획’을 발표했으며, 3D 프린팅 장비를 ‘국가 중대기술장비 목록’에 포함시켜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핵심 부품 원자재의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미 2013년부터 경제산업성 주도로 3D 프린터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2014년에는 ‘차세대 3D적층조형 기술총합 개발기구’를 출범해 산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이 4개 국가가 현재 3D 프린팅 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스트라타시스(미국), 3D시스템즈(미국), EOS(독일), HP(미국), EnvisionTec(미국) 등 정상급 제조 및 공급기업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반면 한국은 1~2%대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으며 대부분이 시제품이나 테스트 용도의 기술력에 머물고 있다.

국가별 3D 프린팅 시장 점유율(2017년 기준) [자료=Wohlers Associates]

늘어나는 특허 만료… 격화되는 소재 전쟁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특허 출원도 급속도로 늘면서 3D 프린팅 기술은 활용 범위도 늘고 있다. 글로벌 3D 프린팅 전문시장조사기관 Wohlers Associates에 따르면, 2017년 73억 달러였던 3D 프린팅 시장은 2023년에는 273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되는 것으로 전망했다. 사용용도도 산업용 부품이 33.1%, 맞춤형 제품 15.9%로 이미 산업계에서 3D 프린팅이 틀을 닦아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활용 분야도 기계(20%), 항공·우주(18.9%), 자동차(16%), 소비재/전자(11.7%)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묶여있었던 핵심 기술들의 특허권이 점차 만료되면서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도 늘고 있다. 가장 일반화된 기술인 3D시스템즈의 SLA(Stereo Lithography Apparalus) 방식이 2006년 특허 만료가 됐으며, 스트라타시스의 FDM(Fused Deposition Modeling)은 지난 2009년, SLS(Selective Laser Sintering)는 2014년, EOS의 DMLS(Direct Metal Laser Sintering) 방식은 2014년 각각 만료됐다. 또한 한 번의 출력으로 다양한 색상과 물성을 표현할 수 있어서 주목받고 있는 폴리젯(PolyJet) 방식도 2019년에 만료됐다.

따라서 이 기술들을 응용한 기술 특허가 연달아 이어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기존 프린터에 대한 가격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경쟁은 자연스럽게 산업현장이 원하는 물성(properties of matter)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가 더욱 중요해졌다.

D 프린팅 기술의 발전과 소재의 다양화가 지속되면서 제조산업 분야에서도 3D 프린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utoimage]

사실 3D 프린터의 소재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산업별로 원하는 물성이나 기계적 특징이 천차만별이며 합성이나 복합소재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소재형태에 따라서 액체형과 분말형, 고체형으로 나누기도 하며, 소재의 종류에 따라서 합성수지와 금속 등으로 구분짓기도 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나누어서 보는 방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구분해둔 방식으로, △열가소성 플라스틱 파우더 △열가소성 플라스틱 필라멘트 △광경화성 플라스틱 레진 △금속 필라멘트 및 분말 △세라믹 △기타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고 일반적으로 쓰이는 소재가 열가소성 플라스틱 필라멘트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2018년 발표한 ‘3D 프린팅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내 장비도입 기업 가운데 69.1%가 열가소성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광경화성 플라스틱 레진이 20.1%, 열가소성 플라스틱 파우더는 3.4% 순이었다. 금속 소재의 활용은 2.9% 정도였다.

3D 프린팅 소재의 기술방식에 따른 응용분야 [자료=산업안전보건연구원]

따라서 수요기업들은 더욱 세밀한 물성표를 원하고 있으며, 물성을 내기 위한 공정 방식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D시스템즈코리아의 백소령 본부장은 “원소재가 반드시 물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소재가 어떤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느냐에 따라서 최종 물성이 결정된다”며, “예전에는 시제품 제작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물성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지만 이제 생산 라인의 부품이나 장비로 투입되거나 기능성 테스트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물성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3D시스템즈의 경우, 강도와 경도, 유연성은 물론 특수 강성, 내열성, 난연성, 장기적 실내외 환경 안정성, 생체 친화성, 화학적 친화성, 전기적 물성 등을 국제 표준 규격에 따른 시험과정 자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의 소재 발굴도 늘고 있다. 미국 3D 프린팅 업체 ExOne은 모래를 소재로 하는 샌드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으며, 마크포지드(Markforged)는 유리섬유나 탄소섬유를 소재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화강암 섬유나 세라믹처럼 다양한 고분자 복합재료도 점차 출현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솔루션 찾기가 3D 프린팅 산업 발전의 핵심 화두

이렇듯 제품과 소재의 기술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지만 3D 프린팅 시장은 ‘혁신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는 못하다. 국내의 경우에도 3D 프린팅 관련 공급업체는 2018년 기준 351개소이며, 수요업체는 1,324개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세부적인 시장규모를 살펴봐도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쏠려있고 소재 시장이나 서비스 시장은 여전히 작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3D 프린팅의 수요가 한계에 달했다”는 자조적인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3D 프린팅 산업을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수요가 숨어있다’고 말하고 있다. 불편한 문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통 제조공정에 익숙해져 있거나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쉽게 변화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다만 그들은 3D 프린팅이 기존 제조공정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공정기술이 추가돼 융복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D 프린팅 산업의 발전과 함께 효과적인 솔루션을 내기 위한 베스트 프랙티스 발굴 작업이 전 세계적으로 한창이다. [사진=utoimage]

스트라타시스코리아의 다니엘 톰슨 지사장은 “3D 프린팅 장비를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연락이 오면 직접 고객사를 방문하거나 지사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변화를 시도해야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접목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요한 것은 업체들이 도전하고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고객들과의 대화를 이끌어낸 뒤 현장에서의 진짜 문제점을 찾아내고 3D 프린팅을 도입할 방안을 찾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3D시스템즈코리아의 백 본부장도 “주조나 사출, 절삭가공들은 오랜 시간 현장에서 그 유효성이 인정됐기 때문에 발전하고 이어져온 것이며 당연히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현재 있는 공정에 프린터가 융합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이며, 이런 최적화와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효과를 거두고 있는 산업분야는 역시 텐티스트리(Dentistry) 분야다. 특히 CAD/CAM 등 3D 모델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활용한 보철과 임플란트, 교정기, 치아모형, 틀니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수요의 증가와 제조 혁신 문화가 부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손용 센터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론칭한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3D 프린터 개발도 이미 4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해서 나온 것들이다. 진정한 변혁을 위한 수요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으며 연구 개발도 계속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전략도 하나의 아이템화가 되는 시기에 엔지니어를 더 많이 보유하고 숨은 수요를 찾아낼 수 있도록 시장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관모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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