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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부품업체와 샌드 3D 프린팅의 만남… 삼영기계, 혁신의 한계 뛰어넘는다
캐스팅 몰드 최적화로 불가능 과제 해결… 고가성비 재료와 국내 독자 개발로 경쟁력 강화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삼영기계(사장 한국현)는 1975년부터 발전소와 기관차, 선박용 엔진 부품을 생산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국내외 산업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중견업체다. 특히 삼영기계는 실린더헤드와 실린더라이너, 피스톤 등 엔진 부품의 국산화 개발을 성공해, 1980년대부터 한국철도공사에 기관차용 디젤엔진의 핵심 부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의 다양한 유수업체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삼영기계 역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왔다. 그 결과 자신의 강점과 신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샌드 3D 프린터와 만나게 됐다. 삼영기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현 사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인 연구 개발을 해온 결과, 독자 기술만으로 국내 최초 샌드 3D 프린터 개발을 성공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출시에 들어갔다.

삼영기계 한국현 사장은 샌드 3D 프린팅의 도입으로 2019년 3D 프린팅 기술사업화 공로로 산업부 장관상과 전국주조기술경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국내 최초 ‘바인더 젯팅’ 방식으로 모래와 3D 프린터 결합해 혁신 성공

삼영기계가 3D 프린팅을 산업에 도입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은 2013년도부터였다. 한 사장은 “현재 우리 회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금속 주조와 부품 가공 중 금속 주조의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숨어있는 주조 공정을 함부로 오프쇼어링(off-shoring) 할 수는 없었고, 국내 뿌리산업의 영위를 위해서라도 혁신적인 솔루션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삼영기계는 2014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바인더 젯팅(Binder Jetting)’ 방식의 샌드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바인더 젯팅은 일명 ‘접착제 적층’이라고 불리는 기술로, 원재료인 실리카 샌드가 프로그램이 설정한 모형에 따라 고르게 적층되면 그 위에 제품 단면 형상을 바인더로 분사해 입자와 입자에 단단하게 엉겨 붙는 방식이다. 기존 목/금형 몰드나 코어를 가공할 때에는 재료의 비용도 비쌌고 구조가 복잡한 부품은 조립하는 과정에서 편차나 누적공차가 생기기 때문에 정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가격이 저렴한 샌드를 재료로 활용했으며, 복잡한 구조의 몰드나 코어도 복잡한 조립 없이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삼영기계의 생산 효율성은 극대화됐다.

하지만 외산 장비다보니 업그레이드나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 프린터를 회사 주조공장의 전체 라인에 배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한 사장은 자사에 맞는 샌드 3D 프린터를 직접 제작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2015년부터 장비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지원사업에 선정돼 하이브리드 공정기술과 샌드 3D 프린터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올해 6월 대형 샌드 3D 프린터 ‘BR-S900’을 출시했으며, 내년에는 상위 모델인 ‘BR-S1800’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삼영기계가 올해 출시한 대형 샌드 3D 프린터 ‘BR-S900’ [사진=삼영기계]

시제품양산공정설계 혁신으로 차별화된 3D 프린터 만든다

한 사장은 삼영기계만이 가진 차별성을 시제품 혁신과 양산공정 혁신, 설계 혁신 등에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재료비가 비싼 목/금형 시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초기 비용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목/금형을 따로 개발할 필요 없이 3D 프린터로 곧장 출력하면 되기 때문에 제조기간도 50%나 줄어든다.

두 번째로 양산공정 측면에서는 생산공정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양산품의 생산 CAPA도 혁신적으로 향상된다. 한 사장은 “직경 230mm 엔진 실린더 헤드 코어의 경우 기존 방식으로는 총 22개를 조립해야 했던 것을 이 프린터와 목/금형의 외형몰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용하자 4개만 결합하면 되기 때문에 합형 시간에서 78%나 줄었다”며,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이 재료비나 인건비에 대한 생산 원가를 10%나 절감시켰으며, 품질도 2.5배나 증가해 제조혁신의 사례를 이루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코어 조립이 샌드 3D 프린팅을 통해 일체형 공정으로 바뀌게 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샌드 3D 프린팅로 제작된 엔진 부품의 몰드와 그 몰드로 완성된 부품(왼쪽 아래)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세 번째는 기존 공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설계 혁신이다. 한 사장은 “기존에는 엔진부품을 설계할 때면 아무리 혁신적인 디자인이어도 생산이나 가공이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따져야 했다”며, “이제는 DfAM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기존 공법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최적 설계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GIFA 2019에서 렉스로스(Rexroth)가 샌드 3D 프린팅 기술로 유압 부품의 콤팩트화 및 최적화한 제품을 발표했다”며, “앞으로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모두 소형화, 경량화가 될 것인데 이 공법을 이용하지 않는 회사는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다. 업계의 표준이 바뀌게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상상력만이 가능성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로 불가능을 도전으로 바꾸다

샌드 3D 프린팅 기술은 이미 여러 베스트 프랙티스를 통해 한국 산업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삼영기계는 지난 3월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 건물 파사드의 비정형 커튼월(curtain wall) 시공에 필요한 핵심 노드(node)를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이번 커튼월은 프레임과 프레임을 연결하는 노드 설계가 필요한데, 수백 개의 노드 디자인 모두 제각각이어서 기존 공법으로는 시일에 맞추기 불가능했던 것. 이에 삼영기계는 각 노드의 몰드를 샌드 3D 프린팅으로 제작해 빠른 기일 안에 스마트 노드 생산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또한, 한국콜마와 3년 간의 연구 끝에 고점성 에센스 속에 고기능성 크림을 꽃이나 식물 모양처럼 고객이 원하는 모습으로 담을 수 있는 ‘3D 프린팅 화장품’을 개발해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게임 회사 넥슨과 협업해 1:1 스케일의 캐릭터를 3D 프린터로 만들기도 했으며, 공주대에서 진행한 한양도성의 성돌 복원에도 샌드 3D 프린터를 활용했다. 한 사장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이템과 산업계에서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어서 우리 회사도 놀라고 있다”며, “고객사에서도 이런 솔루션을 진작 알았다면 수년간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삼영기계가 한국콜마와 공동 개발해 완성한 '3D 프린팅 화장품' [사진=한국콜마]
삼영기계가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대형 조형물. 삼영기계 박주민 팀장(오른쪽)이 조형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앞으로 삼영기계는 ‘BR-S900’와 ‘BR-S1800’의 출시를 통해 더 많은 베스트 프랙티스 발굴에 전념할 계획이다. 한 사장은 “두 제품이 모두 출시되면 국내 뿌리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부품 제작라인에는 웬만하면 커버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뿌리기업들이 시장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체질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우리 산업은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난제를 가지고 있다. 그 난제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그리고 그 난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3D 프린팅 기술이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 회사의 기술이 기업들의 퀀텀 점프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모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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