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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분쟁’ 겨우 넘긴 국내 제조업, 코로나바이러스에 다시 ‘울상’
제조업 덮친 ‘코로나바이러스’… 정부금융권, 대책 마련에 분주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넘은 가운데 국내 제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저금리, 저성장,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여러 악재 속에 고군분투했던 국내 제조업이 올해 초부터 다시 암초를 만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내 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dreamstime]

가장 큰 피해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7일부터 모든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지한다. 중국에서 조달하는 일부 부품의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일부 공장에서는 이미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공장 재가동 시점도 알 수 없다. 잠정 휴업 기간을 11일까지로 정했지만, 중국의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국 부품 공장의 재가동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도 중국산 부품 수급의 우려로 인해 임시 휴업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에 있다. 자동차는 국산화율이 큰 산업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업체들이 생태계를 이루며 공존하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23차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제품 수요 감소도 제조업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중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중간재와 자본재 위주로 중국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생산 감소 등에 따른 수출 감소도 예상된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큰 중소제조기업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제품 공급과 부품 수급 모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으로 인해 타인과의 접촉을 꺼린 탓에 국내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 역시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 중국 진출 기업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면서도 “중국 현지 공장 휴무 기간 연장, 중국경제 비중 및 글로벌 공급망 중심지의 특성 등으로 향후 신종 감염증의 확산 정도에 따라 우리 수출과 공급망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중국 최대 내륙 컨테이너항인 우한항이 폐쇄됨에 따라 이곳과 연계한 상하이항 수출입 화물량 감소도 불가피하다”며, “현지 구매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국내 부품수출기업의 대중 수출과 현지 진출 부품생산기업의 매출 감소가 전망된다. 또한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국내 공장은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수급차질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제조업 분야에 다시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은 지난 2월 4일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원자재와 제품 수출입,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긴급융자, 특례보증 등 2,500억원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국가로 중국에 공장을 가진 중소기업, 수출 중소기업에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며,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단계별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해 최대한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무역금융 4,000억원을 공급한다. 또한 대중국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무역협회 ‘수출애로해소 지원센터’를 통해 지원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해서도 ‘소재·부품 수급대응지원센터’에서 원부자재 수급, 생산차질 등의 애로를 접수할 예정이며, 범정부 차원의 협업과 신속 지원시스템을 가동해 수급애로나 생산차질을 최대한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금융권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위기에 빠진 제조업을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dreamstime]

금융권도 제조기업 돕기에 팔을 걷었다. 현재 금융그룹과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금융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을 마련한다. 경영 안정을 위해 신규 대출과 무상환 대출연장을 각각 5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대출금리는 최고 1.3%p까지 우대하며, 외환수수료도 우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신규 대출규모 확대 및 기존 대출 상환 유예, 영세가맹점 대상 무이자할부서비스 지원, 보험료 및 보험계약 대출이자 납입 유예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매입외환 입금 지연 시 발생하는 이자의 가산금리(1.5%)를 1개월 면제할 계획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결제 지연이 확인되는 경우 수출환어음의 부도 처리 예정일로부터 1개월 동안 부도를 유예한다.

KB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긴급 운전자금이 필요한 기업에는 피해규모 이내에서 업체당 최대 5억원 한도로 신규 대출을 지원하며, 최고 1.0%p의 금리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피해기업 중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원금 상환 없이 최고 1.0%p 이내에서 우대금리를 적용해 기한연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행정관청의 피해사실확인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피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원리금을 정상 납입할 경우 연체이자도 면제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경기 침체로 우려된다”며,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며, 피해 규모에 따라 지원 한도와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비상한 각오를 갖고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기창 기자 (news1@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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