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의 설계·운영·수급 최적화 달성 솔루션 제공

최근 몇 년간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회사들의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였다. 그들의 성장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뛰어난 소프트웨어로 든든하게 그들을 뒷받침한 아스펜테크라는 회사의 존재도 분명 한몫을 했을 것이다. 30년간 관련 시장의 선도적인 위치에서 명성을 떨쳐온 아스펜테크의 한국 지사에 최근 새롭게 부임한 김흥식 지사장을 만나 아스펜테크의 지난 30년과 향후 30년 계획을 들어봤다.

지사장 부임을 축하한다. 부임 전에 어떤 일들을 해왔나?

서강대 화학공학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두산기술원, 삼성 SDS를 거쳐 한국 하니웰의 기술 솔루션 담당을 지낸바 있다. 아스펜테크에는 5년 전에 입사했으며, 지난 7월 1일부터 지사장 자리를 맡아 새로운 업무에 뛰어든 상태다.

아스펜테크는 어떤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1981년 설립해 30주년을 맞이한 아스펜테크는 첫 설립부터 지금까지 고객사의 설계·운영·수급 업무에서 ‘최적화(Opti mization)’를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다. 세계적인 오일 쇼크 때문에 1971년부터 미국에서 석탄의 석유자원화 프로젝트를 위한 효율적인 공정설계를 위해 MIT의 래리 에반스(Larry Evans) 교수가 개발한 전산 툴이 아스펜테크 설립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엔지니어링 비즈니스로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성장과 함께 매뉴팩처링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들과 SCM(Supply Chain Management)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합병하게 되면서, 공장 건설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운전에 필요한 최적화를 달성해야 하는 매뉴팩처링, 원료 수급 관계 및 제품 판매 관계의 최적화에 필요한 SCM 등 크게 3개 영역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게 된다.

아스펜테크는 현재 세계적으로 27개국에서 1,3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으며, 1,500개 이상의 블루칩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유전 개발, 정유, 엔지니어링사, 화학, 제약 업계라 할 수 있다.

아스펜테크는 최우선 목표인 최적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이노베이션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한 이노베이션을 뒷받침하는 곳이 바로 R&D 센터다. 총 3곳이 있는데, 본사가 위치한 미국 메사추세츠 벌링턴에선 엔지니어링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휴스턴에서는 매뉴팩처링과 SCM 분야를, 상하이에서는 개발된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선 언제부터 지사가 운영됐나?

한국에서는 1995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는데,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회사다. 일반적인 회사와 다르게 아스펜테크는 고객이 먼저 요구하는 형태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정유, 석유화학, 엔지니어링사 등에서도 우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부서는 2~3개로 제한돼 있다.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이들 중에서도 20~30% 정도만이 실무에서 우리 제품을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 및 국내 관련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면서 일부 분야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경쟁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엔지니어링 관련 소프트웨어 모듈이 60여개, 매뉴팩처링 관련 소프트웨어 모듈이 60여개로 120여종에 달할 정도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구비하고 있고, 이들이 잘 통합돼 있다는 점이다. 엔지니어링에서 만든 모델을 이용해 플래닝 분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APC(Ad vance Process Control), RTO(Real Time Optimization), KPI(Key Perfor mance Index) 관리, 계획대비 실적, 공정감시 등에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다.

라이선싱 방식에서도 비용 효율적인 모델을 제공해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제품 중에서 필요한 모듈만을 사용자 수만큼 구매하는 고객사도 있지만, 2004년부터 aspenONE 브랜드를 통해 모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라이선싱 체제를 구축해 많은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aspenONE은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모델을 모든 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세운 브랜드다.

혁신적인 라이선싱 체제란?

고객들은 기존에는 필요한 제품에 따라 사용자 수대로 구매했다. 그런데 엔지니어링 회사는 프로젝트 수주에서 마무리까지 상황별로 다양한 제품들을 사용해야 한다. 특정 제품 하나만으로 계속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업무에 필요하다. 그래서 제품 구입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제품을 계속 구매해야하는 부담감을 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aspenONE이라는 이름 안에서 전체 소프트웨어를 다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도입한 것이 토큰 개념이다. 회사별로 필요한 토큰을 구매한 후 각 제품별로 로그인시 일정 토큰이 줄어들고, 로그아웃시에는 다시 토큰이 반환되는 것이다. 때문에 토큰만 구입하면 상황별로 필요한 제품을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더 많은 인원이 동시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토큰이 필요하다.

그러한 체제를 통해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나?

각 개별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보다는 토큰 모델이 어느 정도 비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을 여러 개 구입해야 하는 고객일수록 굉장히 효율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실제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60여종이 모두 필요한 고객은 매우 드물지만, 보통 10~20개 정도씩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이 라이선싱 체제를 도입한 상황이다. 이는 규모가 큰 메이저 고객에게 더욱 효율적이지만, 규모가 작은 엔지니어링 회사에게 더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규모가 작다고 해도 큰 곳만큼 제품이 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매뉴팩처링과 관련된 60여개 소프트웨어 모듈도 토큰으로 사용할 때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객에겐 효율적이지만, 장기적인 매출상승에 독이 될 수도 있겠다.

그 말처럼 aspenONE을 통해 고객들이 모든 제품을 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품 구매를 하지 않는 상황이기는 하다. 때문에 우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선 고객들이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해서 토큰을 더 많이 구입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기능을 더 좋게 해야 하고, 사용자도 많이 늘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고객사에서 aspenONE 제품을 사용해서 실제로 이익이 발생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첫 번째로 고객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용자의 기술력이 더욱 쌓이면 더 많은 토큰을 사용할 수 있는 배경이 갖춰지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신속한 고객지원이다. 아스펜테크는 글로벌 회사라서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7×24 지원이 가능하다. 고객지원을 위해 한국어가 가능한 3명의 직원을 채용해 싱가포르, 상하이 지역에 배치했을 정도다. 아시아에서 퇴근시간이라 인원이 없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빠른 시간 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가 갖춰져 있다. 아스펜테크는 이러한 고객 지원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덕분에 이와 관련된 상도 여러 번 받았을 정도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월등하게 좋게 평가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엔지니어링 제품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화학공장에 들어가는 장비, 데이터, 물성 등이 라이브러리로 구축돼있다. 실제 공장을 건설하고 오랜 기간 일하면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노하우가 가득하다. 경험으로만 배운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aspenONE 솔루션을 이용하면 짧은 시간 안에 사용자의 질적 향상을 이뤄낼 수 있다.

특히, 처음 사용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고객 지원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곳에는 1981년부터 고객들이 질문한 내용과 지금까지 답변해 준 내용이 저장돼 있다. 또한, 우리가 개발한 샘플 모델, 기술문서, 사용방법에 대한 비디오 트레이닝 등이 제공된다. 고객들은 궁금한 단어를 이용해 검색하면 거의 모든 경우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물론 검색을 하지 않아도,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고객지원센터로 연락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면 도움을 드린다.

관련 시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국내 공정 관련 소프트웨어는 5년 전부터 굉장한 성장세를 누렸다. 우리만 해도 프로세스 시뮬레이터 시장에서의 매출이 5년 전보다 많은 성장을 이뤘다. 우리의 주요 고객인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고객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 고객사들은 인력난을 계속해서 겪고 있다. 이는 그만큼 비즈니스가 잘된다는 반증이다. 또한, 5년 전에는 우리 회사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연간 참여인원이 150명이었는데, 올해는 벌써 500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많은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엔지니어링 비즈니스는 노동집약적이었다. 콘셉트 디자인, 베이식 디자인 등 크게 이득이 되는 쪽은 잘하지 못했다. 산업의 역사가 40년 정도밖에 안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곳에서 이제는 외국에서 주요 인력을 수백명 채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런 고객들의 성장에 힘입어 우리도 많은 성장을 했다.

정유, 석유화학회사들의 경우 주식 가치가 10배 이상 늘어난 것만 봐도 양적, 질적 성장을 일궈낸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내수에 집중하지 않고, 수출에 많은 신경을 기울여 글로벌 경쟁력과 규모를 갖췄다. 그래서 시장 충격에도 잘 견뎌낼 수 있다.

초기에는 국내 업체들이 외국기술을 라이선싱해서 조그만 플랜트를 건설했고 기술이전을 받으면서 꾸준히 증설했는데, 지금은 라이선스를 발급해준 업체들이 관련 데이터를 구입하고자 할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이는 아스펜테크와 같은 프로세스 시뮬레이터를 공급한 회사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성이 높은 제품인데 어떤 홍보방안을 갖추고 있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고객층은 거의 결정돼 있다. 때문에 일반인이 아닌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20%의 메이저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을 더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어떻게 하면 더 생산성을 올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래서 주요 고객 대상으로 세미나, 워크숍 등을 추진하고, 주요 산업 중심으로 글로벌 베스트 사례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 이 자리에서 특정 소프트웨어만 사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업그레이드 기능, 로드맵, 다른 사람들의 활용 사례 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매출 비중은 낮지만 아직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중소 엔지니어링사, 매뉴팩처링사들에게도 다가가고 있다. 이들도 하는 일은 똑같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제품들이 필요하고, 또 대기업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 기준에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미래의 잠재 고객 발굴을 위해 대학교에는 제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마케팅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의 매출 목표는?

아스펜테크의 매출은 직접 노력해서 만들어내는 것도 있지만, 관련 업체들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 메이저 고객사들의 성장가능성 예측을 목표에 많이 반영한다. 올해는 대략 10% 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투자가 경직되는 분위기인데?

우리 성장의 기반이 되는 고객사들의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어서 큰 무리 없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 엔지니어링사들은 규모가 작았던 예전에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렸지만, 규모가 커진 지금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경이 갖춰졌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정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다.

최근 각광받는 산업들에서의 수요는?

현재 성장하는 시장인 신재생 에너지, 폴리 실리콘, 연료전지 등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 또한 이산화탄소 저감, 거래 등을 위한 관리 등을 위한 제품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래서 아스펜테크는 본사가 위치한 미국에서 정부와 함께 국책과제로 이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라이브러리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제품에 무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빠르게 이런 라이브러리를 접할 수 있다.

아스펜테크의 사업 중 20~30%는 서비스 비즈니스다. 고객들은 제품 구매 후에도 공장 모델링 등을 위해 우리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한, 그 모델로 에너지 스터디(Energy Study)를 많이 하는데, 이는 실제 공장과 유사한 모델을 만들어서 에너지 밸런스까지 맞춘 후에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이뤄내는 것이다. 국내에서 거의 모든 정유, 석유화학사들이 우리와 이러한 에너지 스터디를 진행했다. 실제로 고객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절감 수준을 뛰어넘은 사례가 많다. 빠르게 적용하진 못하지만 어느 정도의 검증기간을 거쳐 많은 효과를 이뤄냈다.

한편,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초보적으로 계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은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모든 부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런 분야의 고객들은 우리의 새로운 수요처 및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고객들은 어떤 것들을 요구하나?

연구 개발 관련 고객들은 갈수록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공정들에 대한 것들이 많이 반영되길 바란다. 이와 달리 반복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고객들은 사용성을 높이거나, 운영체제와의 호환성을 증가시키는 것 등을 요구한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최신 버전과 유사한 GUI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내 고객을 위해서 각종 메뉴와 도움말을 한글로 제공하고 있다.

귀사의 비전은 무엇인가?

서두에도 말했듯 아스펜테크는 30년 동안 ‘최적화’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달려온 기업이다. 고객들의 운전, 엔지니어링, 공급망,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 무엇이든 간에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기여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 중 하나가 혁신(Innovation)이다. 그 자리에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업계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뒤따라가면서라도 발맞춰서 비즈니스 통합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일을 해나갈 것이다.

최적화 달성을 위해 또 필요한 것 하나가 바로 협업(Collaboration)이다. 협업은 통합(Integration)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고객이 최적화를 실현할 수 있는 협업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그런 것들이 만족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우리 아스펜테크는 지난 30년간 이러한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의 최적화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월간 FA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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