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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조업 생태계, 인더스트리4.0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 SDM’으로 진화
특정 제조 부문 인프라를 통합된 공유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해 제조업 혁신 가속

[글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는 사내 조직간, 가치사슬 기업간 보다 나은 리소스 공유 및 협업을 가능하게 하며 기존 제조 부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제조 생태계를 소프트웨어 정의 계층(Software Definition Layer, SDL)과 물리적 제조 계층(Physical Manufacturing Layer, PML)으로 나누는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SDM: Software-Defined Manufacturing)’ 접근 방식을 공유한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은 “인더스트리4.0은 최근 기업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협업을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gettyimage]

각국별 제조 혁신 전략, 목표는 같다

국가 전체가 가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업이 탄탄해야 한다는 견해는 모두가 공감하는 일이다. 주요 국가들은 제조 부문을 디지털 전환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2011년 독일에서 인더스트리(Industry)4.0 개념을 제안한 바 있는데, 관련 개념은 광범위한 연구를 거친 차세대 제조 개발을 위한 최초의 국가 전략이다. 또 중국에서 내세운 Made in China 2025 계획은 미래 제조업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노력이다.

일본에서는 혁신과 개방적인 태도를 통해 국가 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혁신25(Innovation 25)를 실행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은 일본 제조 경쟁력 향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 한국은 2014년부터 중소·중견기업 스마트 제조 혁신을 위해 기업 3만개 이상이 참여해 임직원 조직 문화를 바꾸고, 새로운 제조업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향상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각국에서 기울이는 노력은 각기 다른 이름을 갖고 있지만 제조 부문에 대한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투자를 늘린다는 동일한 철학을 갖고 있다. 모든 전략에서 내세우는 중요 투자 방향 중 하나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을 개발하고 업계를 위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산업용 사물인터넷 및 AI 등과 기존 제조 인프라간 통합을 가속하는 데 있다.

아울러 모든 전략 중 대부분은 물리적 제조 인프라를 ICT와 보다 긴밀하게 연결하면서도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제조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했다. 통합을 통해 제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는 동시에 노동 강도를 줄이고, 활용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전략이 실현된다면 인간은 반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활동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인한 데이터 공유 불가 문제 발생

공장 디지털 전환을 통해 조직이 고객 요구와 시장 변화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민첩한 제조 개념인 인더스트리4.0은 ICT와 제조 인프라간 통합은 개별 공장에 중점을 뒀으며, 자원 공유는 고려하지 않았기에 최소 두 가지의 한계성이 발생했다.

첫째는 컴퓨팅 및 통신 같이 개별 공장에 투자된 정보 시스템은 공장 최대 수요를 처리하도록 대용량으로 설계됐으나, 기능이 100% 활용되지 못하고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기업내 다른 공장 시스템 및 공급사슬 기업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없는 사일로 시스템으로 인해 자원 공유가 불가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실제 사용자는 스마트공장을 통해 첨단 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AI를 활용한 정밀한 운영 능력을 갖춘 고도로 자동화된 공장을 운영하게 되지만, 기업이 다른 지역에 소유하고 있는 공장이나 다른 기업에 속한 공장과 협업을 완벽하게 지원하지는 않고 있다. 현대 제조에서는 협업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관련 제한사항은 결국 각 공장이 가진 잠재력을 제한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최근 많은 공장에서는 사일로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 제조에는 일반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포함돼 있으나 단일 기업 전용 폐쇄적인 시스템은 기업간 데이터를 공유해 가치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다.

클라우드 제조 패러다임에서는 공장마다 전용 컴퓨팅 인프라를 유지하는 대신 컴퓨팅 및 저장 작업 대부분이 각기 다른 기업이 소유한 공장에서 공유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로 전환되고 있다. [사진=gettyimage]

5G 결합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로 전환

기업들에서 운영하는 공장이 보다 정교해짐에 따라 신규 진입자가 경쟁 무대에 뛰어들기 어려워지고 독점으로 이어져 혁신이 제한될 수 있는데, 클라우드 컴퓨팅이 발전하면서 관련된 한계를 완화할수 있는 클라우드 제조개념이 제안됐다. 클라우드 제조는 높은 유연성와 가용성, 확장성 및 종량제 서비스 방식 등 정보 처리 측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진 모든 이점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정보처리 자원에 대한 낭비 같은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클라우드 제조 패러다임에서는 공장마다 전용 컴퓨팅 인프라를 유지하는 대신 컴퓨팅 및 저장 작업 대부분이 각기 다른 기업이 소유한 공장에서 공유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이 늘어나면서 많은 공장간 리소스 공유가 보다 증가하고 있다. 5G 인프라는 물리적인 하나의 네트워크를 가상화 및 분할해 수개의 네트워크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Slicing)을 지원한다. 이에 네트워크 운영자는 특정 애플리케이션 시나리오에 대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가상 전용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또 공장에 통합된 전용 및 독점 통신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옵션도 제공하기에 클라우드 컴퓨팅과 5G를 활용해 리소스 공유 수준을 향상하는 것 외에도 자체 전산실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제조업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게 됐다.

자원 공유 및 협업이 중요

기업이 신제품 개발을 가속하고 기존 제품군에 혁신적인 개선 사항을 도입하려면 조직 및 직원 지식을 활용하고 공유하는 게 시급하다. 클라우드 전환은 협업적인 아이디어 생성 및 문제 해결 메커니즘을 제공하기에 사용자는 보다 넓은 커뮤니티에서 명시적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암묵적 지식도 추출할 수 있다.

다양한 기술과 방법론 채택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미래 제조 트렌드는 ‘자원 공유’와 ‘협업’이라는 최소 두 가지 필수 요소로 구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원 공유는 제조 인프라와 통합된 정보 시스템간 유휴 시간을 줄이고 보다 높은 수준에 달하는 유연성과 탄력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긴밀한 협력은 제조 혁신과 R&D를 가속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는 ICT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조직간, 기업간 자원공유 및 협업을 보다 쉽고 빠르게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gettyimage]

빠르고 쉬운 협업 가능한 SDM

향후 제조 환경은 자원 공유 및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련된 변화에서 유망한 접근 방식 중 하나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나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 등 ICT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조직간, 기업간 자원공유 및 협업을 보다 쉽고 빠르게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다.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에 있어 전반적인 아이디어는 특정 제조 부문 인프라를 통합된 공유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관련 부문 실무자는 플랫폼에서 작업 일정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모든 유형에 해당하는 작업에서 손쉽게 다른 부서나 기업과 협업해 플랫폼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10년 이상 추진해 온 인더스트리4.0은 단일 기업 및 공장 중심 효율성 증대 측면에서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왔다. 최근에는 단일 기업을 넘어 기업간 데이터를 교환·활용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협업을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 접근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를 해 왔다’라고 말할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방식은 기업과 기업간 통신방식, 데이터 항목과 포맷 등을 쌍방이 정해 추진하는 1:1 연결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제는 N:N 방식으로 다자간, 다국가간 표준화된 통신방식과 유연한 데이터 포맷을 정해 데이터를 연결해야 한다. 이에 EU 가이아X(Gaia-X)에서 국가나 기업간 데이터 연결을 통한 데이터 상호 운용성과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데이터스페이스(Data Space) 6원칙을 수립하고, OPC-UA 통신(IEC 62541) 기반 데이터 표준화로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를 2023년 10월에 IEC 632798로 제정한 바 있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SDM, 공장간 경계를 허물다

한편 COVID-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문제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지구온난화 가속을 늦추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환경규제가 무역규제로 변화하고 있다. 수출기업에서는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0개 품목에 대해 디지털 제품 여권을 제공하지 않으면 유럽 수출시 많은 탄소세를 관세로 지불해야 한다. 이에 관련 대응을 위해 단일 기업뿐만 아니라 원료 채굴부터 운송·제련·정유 등 소재 생산에서부터 부품가공, 완제품 생산 및 배송, 사용, 수명이 다된 부품 분해로 재사용·재활용·폐기하는 제품 생애주기를 종합 관리하는 체계로 시대가 전환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각 국가가 필요한 데이터 교환을 위한 국제 표준화 작업이 시작돼 데이터 스페이스 플랫폼에 대한 큰 그림도 그려지게 됐다. 이에 국가별 범용 데이터 스페이스 플랫폼 기준을 만들고 25개 업종별 하부 데이터스페이스플랫폼을 운영해야 하며, 각 기업은 독자적인 데이터스페이스플랫폼을 구축할 필요 없이 업종별 데이터스페이스플랫폼을 사용하면 된다.

관련된 흐름을 살펴보면 최근에는 기업 전용 플랫폼이 기업을 망하게 하며, 기업 내 많은 조직이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가치사슬 기업간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는 클라우드 기반 제조, 5G 등 기존 아이디어를 확장해 공장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수준으로 미래 제조에 필수적인 리소스 공유 및 협업을 제공하고 있다.

인더스트리4.0 및 클라우드 제조 같은 기존 R&D 트렌드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 프레임워크는 이전보다 확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현재 제조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면서도 미래 제조를 위한 길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혁신 가속화와 효율성 향상, 높은 탄력성 등 오늘날 제조 인프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이점을 가져줄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프레임워크를 완전히 구현하는 데에는 여전히 일시적인 과제가 있다. 다만 과제 대부분에서 견고한 진전이 이뤄졌으며 지원 기술은 보다 성숙해지고 있다.

이제 ‘나의 조직만, 나의 기업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관련 부서나 조직간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통해 기업 내 가치를 창출하고 공급사슬 기업간 필요한 데이터를 연결해 탄소발자국, 원산지 추적 등 국가간 통상 규제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은 “인더스트리4.0은 최근 기업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협업을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창현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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