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슈
전경련, “기술 해외유출은 국가경쟁력 훼손하는 중범죄, 양형기준 높여야”
‘기술유출 범죄 양형기준 개선에 관한 의견서’ 대법원 제출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최근 반도체, 이차전지, 자율주행차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기술의 해외유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기술유출 범죄 양형기준 개선에 관한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전경련이 “기술 해외유출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존 및 국가 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준임에도, 실제 처벌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gettyimage]

전경련은 의견서를 통해 “기술 해외유출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존 및 국가 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준임에도, 실제 처벌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처벌수준이 낮은 이유로는 △법정형 대비 약한 수준의 양형기준 △악용될 소지가 크고 불합리한 형의 감경요소 등을 꼽았다.

이어 전경련은 “대만미국 등 주요 경쟁국의 경우 간첩죄 신설 또는 범죄 피해액을 고려한 양형기준 가중 적용을 통해 핵심기술 보호에 힘쓰고 있다”면서, “한국도 △양형기준 상향조정, △감경요소 재검토 등을 통해 실제 처벌 수준을 높이고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벌규정에도 불구,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대부분

현재 한국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기술보호법)’에서 기술 해외 유출에 대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 시 3년 이상 징역과 15억원 이하 벌금을 병과하고, 그 외 산업기술을 해외유출한 경우 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실제 처벌은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처리된 제1심 형사공판 사건(총 33건)을 검토한 결과, △무죄(60.6%) 또는 △집행유예(27.2%)가 대부분(87.8%)이었고, △재산형과 △유기징역(실형)은 각각 2건(6.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은 간첩죄 신설, 미국은 피해액 따라 최대 405개월 징역

한국과 달리 대만, 미국 등은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양형기준을 피해액에 따라 가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핵심기술 보호에 힘쓰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국가안전법 개정을 통해 군사·정치영역이 아닌 경제·산업분야 기술유출도 간첩행위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을 중국, 홍콩, 마카오 등 해외에 유출하면 5년 이상 12년 이하의 유기징역과 대만달러 5백만 위안 이상 1억 위안(약 4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기술대국인 미국의 경우 연방 양형기준을 통해 피해액에 따라 범죄등급을 조정하고 형량을 대폭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술유출은 기본적으로 6등급의 범죄에 해당해 0∼18개월까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피해액에 따라 최고 36등급까지 상향할 수 있고, 이 경우 188개월(15년 8개월)에서 최대 405개월(33년 9개월)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다.

전경련은 “만약 우리나라 국외유출 1건당 피해액(약 2.3억불)에 미국의 연방 양형기준을 적용한다면, 32등급 범죄행위에 해당해 121개월(10년 1개월)에서 262개월(21년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양형기준 상향, 불합리한 감경요소 재검토 등 필요”

산업기술의 해외유출 범죄에 대해 처벌이 낮은 수준에 그치는 이유는 법정형에 비해 양형기준이 낮기 때문이다. 법원이 기술유출 범죄에 대해 실제 판결을 내릴 때는 ‘지식재산권범죄 양형기준’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적용하는데, 해외 유출 시 기본 징역형은 1년∼3년 6개월이며, 가중사유를 반영해도 최대 형량이 6년에 그친다.

전경련은 “형량이 산업기술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의 처벌규정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양형기준을 상향조정하고, 국가핵심기술 등의 유출에 대해 일반적인 영업비밀과 별도의 양형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또 현행 양형기준 상의 감경요소도 산업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한 실제 처벌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관리자가 직무상의 지위를 이용해 행하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특성상 형의 감경요소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검찰청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비밀 침해 판결문 60건에 기술된 감경요소 중 △형사처벌 전력 없음(32건), △진지한 반성(15건)이 가장 많았다. 전경련은 기술유출 범죄는 범행동기, 피해 규모 등이 일반 빈곤형 절도죄와 다르기 때문에 초범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는 등 현행 감경요소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첨단기술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산업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행위는 개별기업의 피해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훼손을 가져오는 중범죄”라면서, “기술 유출 시 적용되는 양형기준을 상향조정하고 감경요소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저작권자 © FA저널 SMART FACTOR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종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