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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발표에 대한 제조기업의 대응 전략
조선산업·가전제품 먼저 ‘Platform-X’ 구축해 추진해야

[글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앞으로 50년,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로 대전환’해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더 여유롭고 풍요로운 국민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OEM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상호 윈윈하는 일관된 협업 정책이 필요하다. 글로벌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많은 규제 법안을 만들어 내고,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는 이에 상응하는 법안을 만들어 제조기업들이 스스로 하기 어려운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 나가야 한다. 이제는 정치권에서 나라 미래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3월 16일 유럽이 발표한 ‘핵심 원자재법’에 대해 알아보고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은 우리나라가 수출 주력의 생산제품을 중심으로 가치 사슬 기업 간 서로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정책과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Platform-X Foundation’의 조직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utoimage]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생존 위한 ‘디지털 경제’ 구축 전쟁

2015년 제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언한 이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전에 ‘세계화, 글로벌화로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선언했던 것들이, 이제는 ‘자국민도 잘 살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겠는가’로 변모했다. 한 발짝 다가온 미래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삶의 모습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과 모바일 기기로 사람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설계, 제작, 공급하는 시대가 되고, 이를 재활용해 자원 채굴을 최소화하는 시대를 만들면서, 사람은 3D(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환경) 작업과 단순 반복적인 작업으로부터 해방돼, 로봇과 인공지능과 협업하여 공존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결국 현재 일하고 있는 많은 단순 근로자들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고학력의 창의적인 지식근로자만이 잘 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인력을 많이 보유한 나라가 스마트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많은 돈을 벌어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가는 ‘디지털 경제’ 시대로 전환되면서 이에 대응하는 국가간 규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중국, 일본은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동맹 국가간 협업하고, 우려 국가에 대해 완전하게 차단하는 규제 정책을 만들어 싸우는 ‘디지털 경제 전쟁’이 진행 중이다.

‘기후 중립 경제 대전환’ 앞세운, 타 국가 규제 법안의 이유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부르는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려 하니, 이를 제재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차단하고, 수입 일변도의 국가에서 ‘자국 생산국으로 대전환’하는 정책을 행정부가 바뀌어도 지속해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원유 생산국 등 친 동맹국을 늘리면서 ‘핵심 원자재와 가공 소재, 경제적 첨단 제품’을 무기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제조 2025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27개 국가를 단일 국가로 만들어 세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유럽 연합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하는 미국은 물론, 값싸게 대량 생산하는 중국과 제조 경쟁력에서도 이길 수 없다. 결국 순환 경제 기반의 탄소규제인 ‘탄소 국경조정세 CBAM’, ‘디지털 제품 여권 DPP’에 더해 ‘핵심 원자재법 CRMA’를 발효하면서 세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제로 대륙’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앞세워 다양한 규제 정책을 만들고 있다. 틈새 시장 생존 전략인 셈이다.

글로벌 규제 정책 동향

규제 정책의 동향은 자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다른 국가보다 더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금까지 국제 무역에서 기업간, 국가간 규제하는 자유무역 FTA,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탄소배출 규제 ETS, 탄소 국경조정세 CBAM 등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변화는 수출하려는 기업의 제품과 관련있는 원재료를 채굴하는 기업부터, 원료/소재를 이송하는 물류기업, 소재 가공부터 완제품을 조립 생산하는 기업, 재사용, 재활용하는 기업까지 가치 사슬 상에 있는 모든 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으로 변화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가 2022년 8월에 발효되고, 이에 대응해 EU는 ‘탄소 중립산업법 NZIA(Net-Zero Industry Act)’을 2023년 2월에 제안하면서 친환경 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광물 원자재의 공급망을 강화하고자 ‘핵심원자재 법안 CRMA(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지난 3월 16일 발표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의 규제 내용

미국의 IRA 중에서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Section 13401의 핵심을 보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①최종 조립 조건 ②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 ③배터리 부품 조건 등의 IRA법상 규정된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인 ‘최종 조립 조건’은 최종 조립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이루어진 전기차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8월 16일 이후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자동차 중에서 북미에서 제조된 전기차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조건은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이다.

동 조건은 전기차 탑재 배터리에 내재된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이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추출 또는 처리되거나 북미에서 재활용된 광물인 경우에 한해서만 3,750달러 상당의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핵심 광물 비율은 2023년 40%를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27년 이후부터는 80%로 고정되는 구조다.

세 번째 조건은 ‘배터리 부품 조건’이다. 동 조건은 전기차 탑재 배터리 부품 중 일정 비율 50% 이상이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된 경우에 한해 3,750달러 규모의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배터리 부품 조건 역시 2023년 50%에서 매년 증가하는 구조이며 2029년 이후부터는 100% 전량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배터리 관련 두 규정은 발효 즉시 적용되는 최종 조립 조건과 달리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IRA 13401은 배터리 관련 추가 규정을 2개 더 두고 있다. 첫 번째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에 ‘해외 우려 집단’으로부터 추출, 처리 또는 재활용된 광물이 조금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세제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2025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두 번째 조건은 ‘해외 우려 집단’으로부터 공급받은 부품이 일부라도 포함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역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는 조건으로 2024년 1월 1일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유럽 연합의 ‘탄소중립산업법’과 ‘핵심 원자재법 CRMA’의 규제 내용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EU는 2023년 2월 ‘탄소중립산업법’을 발표했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핵심 원자재법 CRMA’ 법안을 지난 3월 16일 발표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중립산업법’은 유럽 그린딜 산업계획(Green Deal Industrial Plan)의 일환으로 친환경 산업에 대한 규제 간소화 및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EU 역내 생산능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EU 핵심 원자재의 주요 공급국 및 공급 비중 [자료=삼정KPMG 경제연구소]

‘EU 탄소중립산업법’은 탄소중립 기술인 태양광, 풍력, 배터리, 히트펌프·지열에너지, 수전해장치(electrolysers), 바이오메탄, 탄소 포집·저장(CCS), 그리드(Grid) 기술 등 총 8개 분야는 EU 역내 생산 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투자 촉진, 규제 간소화, 인프라 구축 방안 등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①2030년까지 EU 내 탄소중립 기술 연간 수요의 최소 40%를 EU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기술혁신 즉 연간 5,000만톤의 이산화탄소 저장공간 확보 등을 지원한다.

②EU 제조역량 강화를 위한 ‘탄소중립 전략 프로젝트’ 지정, 관련 허가 처리 기한 단축, 원스톱 창구 지정 등 행정절차 간소화 및 인프라, 일자리 교육 및 역량 강화, 시장 모니터링 등을 지원한다. ③동 법안에서 규정된 탄소중립 기술 관련 EU 내 공공 조달 입찰 심사시 지속가능성 및 공급망 회복력 기여도, 즉 에너지 시스템 통합 여부, 단일 국가로부터 65% 이상의 부품 조달 여부 등 고려하여 가중치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EU 핵심원자재법’은 특정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 축소 및 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한 EU 역내 원자재 공급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이번에 발표된 초안은 원자재 가치 사슬 강화를 위한 목표 설정, 원자재 확보 방안, 공급망 리스크관리, 지속가능성 확보 전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U 역내에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핵심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역내 전략원자재 공급망 강화 및 수입 다변화 목표를 설정했다. 오는 2030년까지 EU 연간 전략원자재 소비량의 10% 추출, 40% 가공, 15% 재활용 역량을 보유한다. 또한 EU 연간 소비량의 65% 이상을 단일한 제3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수입 다변화에 나선다.

규정 이행을 위해 ‘유럽 핵심원자재 이사회’ 구성, 핵심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원자재 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서 인허가 우선순위 부여 및 심사 기간 단축 등 이행을 지원한다. 이사회는 전략 프로젝트 심사, 리스크 모니터링, 핵심·전략 원자재 목록 업데이트 등을 추진한다. 전략 프로젝트는 허가시한 부여, 환경 영향 평가 기간 단축, 민간 투자 촉진 등 효과적 이행을 위해 지원한다.

한국, 신제품 설계시 효율성 보다는 재활용 중심의 설계가 필수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그네슘,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를 중국 등 소수의 제3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만약 국가 간 불협화음으로 이를 경제 무기화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첨단 제품의 생산 및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해, 경제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미국의 IRA도 EU의 CRMA도 같은 맥락에서 자국 및 우호 국가로부터 핵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강력한 가치 사슬망을 구축하고, 해외 우려 집단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는 규제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핵심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영구자석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CRMA 발표 3년 후 기업은 데이터 인식 장치를 부착하고, 재활용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영구자석의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영구자석이 들어간 제품으로 자기 공명 영상 장치, 풍력 발전기, 산업용 로봇, 자동차, 경량 운송 수단, 냉각 발전기, 열펌프, 전기 모터(다른 제품에 통합된 경우 포함), 자동 세탁기, 회전식 건조기,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또는 식기 세척기 등이다. 또한 정보 제공 데이터로 생산자 기업명, 등록상호, 우편 주소, 연락 수단, 제품에 포함된 개발 영구자석의 무게, 위치 및 화학적 성분 조성(자석 코팅 접착제, 첨가제의 존재) 등 그리고 제품 내 영구자석을 분리, 제거하는데 필요한 모든 도구 또는 분해 순서 등 기술을 데이터로 제공해야 한다.

종합해 보면 EU가 2015년에 발표한 순환 경제 실행계획(CEAP)의 일환으로 2019년 그린딜 정책은 2050년 탄소넷제로 EU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 ESPR’로 연계되며, 2021년 ‘탄소 국경조정세 CBAM’, 2024년부터 시범 시행되는 ‘디지털 제품 여권 DPP’와 같은 맥락의 ‘핵심원자재법 CRMA’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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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앞으로 해외 제품을 수출할 때 사람이 효율성, 성능 중심의 신제품을 설계하고 생산, 수출했다면, 이제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가치 사슬 기업간 총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핵심 원자재를 적게 사용하고, 사용된 제품을 쉽게 많은 양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부품을 분해하여 재활용 중심의 신제품을 설계해야 한다.

‘Marineship-X·Whitegoods-X’ 만들어 대응해야

지난 칼럼에서 독일에서 발표한 Manufacturing-X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 부처 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 조직인 ‘K-Manufacturing-X Initiative’를 만들고, 여야 정치권, 산하기관, 산업별 협·단체 및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상호 소통과 신뢰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일선상에서 우리나라가 수출 주력의 생산제품을 중심으로 가치 사슬 기업 간 서로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정책과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Platform-X Foundation’의 조직화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철강 제련 및 정유 및 석유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사용해 많은 Tier1~n의 중소, 중견기업들이 가공, 조립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공급 사슬 망을 가지고 있다.

공급 사슬 망을 가치 사슬 망으로 구축해 해외 원재료를 채굴하는 광산에서 해송, 제련, 정유를 거쳐 가공 조립해 중간재 혹은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데 핵심적인 산업인 조선산업과 가전제품을 우선해 ‘소통과 신뢰의 Platform-X’를 구축해 추진하도록 집단지성의 힘을 모으자.

먼저 ‘Marineship-X Foundation’을 조직화해 조선 대기업들이 협업하고, 관련 Tier1~n까지 제조기업뿐만 아니라 운송 서비스 기업도 참여하는 가치사슬망 플랫폼을 만들어 탄소발자국, 원산지 추적, 그리고 사용 후 폐기할 때 핵심 원자재 재활용 체계까지 만들고, 특히 자율 항해가 가능한 ‘Global Platform-X’를 만들어 운영한다.

동시에 ‘Whitegoods-X Foundation’을 조직화해 세계적으로 선점하고 있는 가전제품 기업 즉 삼성, 엘지 등이 협업하고, 관련 Tier1~N까지 제조 및 서비스 기업들이 서로 필요한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동 활용의 ‘Global Platform-X’ 인프라와 관련 SaaS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배포해 규제 중심의 수출 대상국에 다른 국가보다 더 먼저 만들어 경제적, 안정적으로 수출하는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자.

 

[최종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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