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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조 3.0 정책, ‘플랫폼 제조 4.0’으로 진화해야...
자율생산 환경 및 민간 중심 ‘가치사슬 플랫폼’ 등 구축 필요

[글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지나온 50년은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많은 대기업을 지원해 왔다. 이에 질 좋은 제품을 대량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국민 삶의 질을 높여왔다. 그 결과, 대기업은 자생력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와중에 중소기업은 원가 절감의 압박에 마른 수건도 짜야 하는 힘든 시기를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 이제 앞으로 50년은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중심 디지털 경제 체제를 구축해 벤처·스타트업이 중소기업으로, 또한 중견기업을 넘어 ‘글로벌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도록 정책을 수립·실행해야 한다. 이번 칼럼은 19회째 정책으로 ‘제조 3.0에서 플랫폼 제조 4.0으로 진화 발전 정책’을 제안한다. 민간주도로 정책을 수립해 정부에 건의·실행하는 모습의 사업을 만들어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민간 주도형 정부 정책 문화를 만들어 가자.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이 우리나라가 추진해온 민간 중심 ‘제조혁신 3.0’이 정부 중심 대·중·소 상생형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처럼 ‘플랫폼 제조 4.0’으로 승화·발전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사진=utoimage]

EU는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에서 ‘인더스트리 5.0’으로 진화 중

2011년 독일에서 시작한 제조산업의 부흥 ‘인더스트리 4.0’은 한마디로 제조공장의 효율성 및 제품 품질을 높이고, 원가와 납기를 줄여 글로벌 시장에서 독일 제품이 가장 경쟁력을 갖춰 ‘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해당 정책 시행 초기에는 기업별 스마트 공장을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중소기업 소외 현상이 발생하자, 독일 정부는 강력한 정부 주도 정책인 대·중·소 상생 소통과 신뢰 기반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2015년에 발표했다.

기존 정책에 근간을 두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미래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를 점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1년 하노버에서는 EU 중심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은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앞으로는 인간중심의 경제, 산업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인더스트리 5.0’을 선언·논의했다.

인더스트리 5.0은 제조산업 부흥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다.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은 지금까지 인간이 해오던 단순 반복적이면서 더럽고, 어려운 일을 대신해 ‘사람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또, 제품을 생산할 때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을 높이는 ‘순환경제 사회’로 진화·발전하는 정책이다.

한국, ‘제조혁신 3.0’에서 정체

우리나라는 2015년 3월 독일 인더스트리 4.0에 대응하기 위한 ‘제조혁신 3.0’을 발표하고, 민간 주도로 국가 산업발전을 도모하는 정책 수립 및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을 만들어 추진했다. 이에 많은 공급기업을 등록해 제조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제조기업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해당 정책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분석해 공급기업 중심에서 제조기업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으며, 2019년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면서 ‘스마트 제조혁신 추진단’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정부 주도 아래 강력한 제조혁신으로 ‘매년 3,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정부자금을 지원하게 됐고, ‘평균 4: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지금은 도입기업이 2번 정도 도전해야 사업 승인을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지 못하고, 지난 일은 모두 잘못된 건지에 의문을 품으며, 이제 새로운 정책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새로운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추진해온 민간 중심 ‘제조혁신 3.0’이 정부 중심 대·중·소 상생형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처럼 ‘플랫폼 제조 4.0(Platform Manufacturing 4.0)’으로 승화·발전되기를 바란다. 또, 산업의 근간이 변화 없이 지속 발전하듯 정부의 정책도 지속성을 유지해 ‘플랫폼 제조 4.0, 제조 5.0’으로 성장하는 모습으로 만들어가기를 국민에게 기대한다. 우리 제조산업은 변함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신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과 사업 모델을 만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근데 왜 정책은 ‘지속성’이 없는 것일까? 이제 정치적 바람에 국민의식을 높여가야 할 때다.

박한구 명예회장은 생산현장을 자동으로 설계하는 엔지니어링과 자동화 설비를 제작하는 FA설비 제작기업을 중심으로 개별기업의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해 생산현장 작업자를 사무실 지식근로자로 전환하는 ‘지속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utoimage]

이제는 ‘플랫폼 제조 4.0’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스마트 제조혁신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동안 강력한 정부 주도 스마트 제조혁신 정책을 실행해오며 ‘플랫폼 제조 4.0’의 근간을 만들고 있다. 산업적인 관점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좋은 변화’는 △재택근무의 필요성과 관련 제도 정착 △오프라인 미팅시 출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원격화상회의 확산 및 안착’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수행해온 단순 반복 및 3D 작업의 ‘자동화와 디지털화’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작업 중 현장에 나가 일하지 않고 생산하는 설비를 만드는 ‘스마트공장’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해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당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스마트 공장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의 확대 △공급사슬 기업간 데이터를 연결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사업’ △기업 내 구축한 전산실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전환하는 사업 등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정착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의 현주소는 개별기업이 기초 및 고도화1·2 사업을 추진해 기존 제품의 생산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둬왔다. 2018년 기준, 10인 이상 중소기업 67,000여개 중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30% 정도에 해당하는 20,000여개 기업으로 많은 기업이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참여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되는 14개 뿌리산업을 중심으로 단순 반복적이면서 어렵고, 더러우면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단순근로자를 지식근로자로 전환하는 ‘인간성 회복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가공·조립하는 생산현장 내 일들을 자동화 기계나 로봇 혹은 소프트웨어로 대체하고, ‘스마트화’된 공장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가공 및 조립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생산현장을 자동으로 설계하는 엔지니어링과 자동화 설비를 제작하는 FA(Factory Automation)설비 제작기업을 중심으로 개별기업의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해 생산현장 작업자를 사무실 지식근로자로 전환하는 ‘지속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생산현장을 자동화해 제조 데이터를 수집·저장하는 ‘디지털화’를 수행해야 한다.

또한 설비나 공정, 더 나아가 가치사슬 기업간 데이터 연결을 통해 궁극적 플랫폼 기반 ‘자율생산(Autonomous Manufacturing)’을 추진해야 된다. 제조기업간 데이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소재·제품 창고와 운송 등 종합적인 물류 서비스가 포함되며, B2C기업은 유통·판매 및 소비자 사용까지 모든 과정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또, 플랫폼에서는 소비자 의견을 온라인으로 수렴해 제품의 성능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등 ‘제조에 서비스를 더하는 플랫폼 제조 4.0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박한구 명예회장은 생산현장에서는 생산 중심 단순근로자를 스마트화해 육성한 지식근로자를 잘 활용해야 하며, 자율생산을 위해 부품 공급기업과 ‘어떠한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utoimage]

미래 스마트공장, 핵심은 ‘자율생산’

지금까지 개별 기업으로 ‘고도화2 사업’을 완료한 기업은 생산제품의 제조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지식근로자를 꾸준히 양성하면서 활용해야 한다. 이제는 개별기업의 스마트공장에서 기업간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보유한 공장을 ‘자율생산 공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율생산을 위해서는 고도화2 사업을 끝내고, 공급사슬기업간 제품을 공급시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산현장에서는 생산 중심 단순근로자를 스마트화해 육성한 지식근로자를 잘 활용해야 하며, 자율생산을 위해 부품 공급기업과 ‘어떠한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고도화2까지 사업은 스마트공장 공급기업이 설계 및 제작·공급해 설치 및 운영해왔다면, 혁신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Connected Enterprise’ 기반 자율생산은 제조기업 스스로 지식근로자를 이용해 설계·개발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미래의 자율생산은 기업들이 개념을 정립하고 모델링해 ‘충분한 가능성’이 있도록 설계한 다음, 공급기업들과 협업해 ‘새로운 방식’으로 공장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지금처럼 기업별 전산실 내에서 전산 자원을 구축해 활용한다면, ‘데이터 통신비용’이 많이 발생된다. 이에 자율생산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기업간 경제적으로 연결하는 것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 또한 어려워진다. 더불어 데이터 유출 및 변조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운영하려면, 많은 비용이 발생해 ‘경제성’이 없을 수 있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따라서 각 기업에서 운영 중인 전산자원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SaaS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보안성 및 경제성 모두를 보장하는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제조기업들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가절감 및 기업간 데이터 연결을 통한 ‘가치 창출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를 선정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한편 EU는 2019년 12월 ‘그린 딜 정책(탄소배출넷 제로)’에 의거, 2023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비료 △시멘트 △전기 수입 등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를 도입한다. 또, 2024년부터는 △배터리 △섬유 △건축 등 디지털 제품 여권 (Digital Product Passport, DPP)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여권’의 경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원료인 리튬·니켈 등을 채굴하는 것에 소모되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한다. 아울러 제련소로 이동할 때 소요되는 물류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고, 가공·조립해 최종적인 제품을 생산 이후 유럽시장에 수출할 때까지 발생하는 총 탄소배출량 정보를 기록한다. 이에 앞으로 기업은 △원산지 추적 △배터리 재사용 △배터리 재활용 기술 등 관련된 종합적인 정보가 들어간 배터리 여권을 공시해야 한다.

지금 민간을 중심으로 배터리 여권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가치사슬 플랫폼(ValueChain Platform)’을 EU Gaia-X와 독일 Catena-X 기반 국제적인 협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EU DPP 플랫폼’과의 상호운영성 및 국제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핵심 수출상품인 △철강 △알루미늄 △배터리 △섬유 등 OEM 대기업, 원광을 채굴해 가공 및 조립하는 ‘Tier1 ~ n 기업’들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가치사슬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관련 전문가와 기업들의 집단지성을 이용한 ‘민간 중심의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고, 정부는 필요한 예산 및 법적 뒷받침을 하는 등 우리나라만의 플랫폼을 만들어 갈 때다.

 

[최종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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