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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공급가치사슬(RVC) 전환시대… 제조업 하도급 생태계 지각변동 빨라질 듯
거점형 TP 활용으로 대기업 거래 네트워크 구축기반 마련해야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글로벌공급가치사슬(GVC)이 빠르게 지역화, 블록화 되는 양상에서, 수급기업 매출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대부분의 하도급 기업들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하도급 기업에게 이번 코로나19 펜데믹은 역대급 경제적 위기를 초래한 복병이었다. 중소기업연구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하도급 체계개편과 대중소기업 현력방안’에 따르면 저기술 위주의 2차 하도급 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지역중심 GVC 변화에 기대감을 키웠지만 대기업의 생산중단, 생산축소, 수출시장 봉쇄 등으로 실제로는 불이익을 더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조차 향후 시장 및 기술전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기대응과 더불어 대기업의 전략 파악이라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는 분석이다. 

자국 중심의 지역 단위 공급가치사슬 구조로의 변화는 해외진출 기업이 자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을 가속화하고, 주변국 단위의 블록화된 새로운 형태의 RVC를 출현시키는 계기가 됐다. [사진=dreamstime]

펜데믹 전까지는 국경없는 시장을 표방하는 기업들의 GVC 전략으로 아시아 지역 개도국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증유의 사태로 선진국마저도 속절없이 실업률 증가, 내수침체 등을 겪으면서 보호무역주의로 전향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유수의 석학들은 코로나19는 기존 GVC 체계를 붕괴시키고 글로컬(GLocal) 공급가치사슬(RVC)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시대착오적 성곽시대 사고를 강조하며, 코로나19 사태의 백신개발 전까지는 세계경제가 지역블록화 또는 무역 봉쇄령으로 무역장벽을 쌓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닉 비야스 USC 대학 교수는 글로벌 제조업 생산체계가 회복세로 돌아와도 중국 디커플링 정책, 수요자에 근접한 지역화 현상, 공급체인 단위의 분산화 등으로 ‘짧아지고 넓어지는’ GVC로의 변화를 점쳤다.

한편, 자국 중심 구조로의 변화는 해외진출 기업이 자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을 가속화하고, 주변국 단위의 블록화된 새로운 형태의 RVC를 출현시키는 계기가 됐다. 미국 GM은 멕시코 생산공장을 철수하고, 텍사스 주 알링턴 공장을 확대해 인력증대 뿐 아니라 하도급 연계기업의 일자리을 창출했다. 중국으로 진출했던 애플 또한 10억 달러 규모의 신사옥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설립, 최대 2만개의 일자리를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는 2016년 미국 인디애나 주 후지중공업 공장에서 위탁생산하던 중형차 캠리 물량을 일본 아이치현 공장에 이전했다. 연간 10만 대 물량을 자국에서 생산할 복안이다. 닛산은 북미 지역 연간 10만 대씩 생산하던 SUV 로그의 생산 거점을 일본 규슈 공장으로 이전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국제 경제구조의 변화는 네트워크 중심 기능 간 협력 및 효율적 통합이 강조되며 대기업과 하도급기업과의 상호 혁신프로세스를 진행해야만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도급업체 중 수위탁기업 비중은 지난 10년간 평균 45.6%이며, 이중 소기업은 45% 중기업이 52.5%를 차지했다. 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매출액 의존도가 더 높았다. [사진=utoimage]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시급

이런 상황은 국내 중소기업의 업종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하도급기업에게는 기존 대기업과의 거래관계의 변화를 가속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차업체들은 글로벌 공급사슬변화에 대응한 업종전환, 상품 다변화가 그나마 활발한 편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나 2차 이하로 내려 갈수록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수위탁기업 비중은 지난 10년간 평균 45.6%이며, 이중 소기업은 45% 중기업이 52.5%를 차지했다. 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매출액 의존도가 더 높았다. 전통제조 소기업을 들여다보면 상위 중소기업 또는 대기업의 소모성 제품 및 부분품에 의존해 있어 소비주체가 한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정된 수요처는 생산 기업들 간 경쟁을 격화하고, 극심한 가격경쟁으로 출혈경쟁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공산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연구원은 사례를 통해, 상책은 대중소기업간 네트워킹 공유라고 강조했다. 신성델타테크는 LG전자 하도급기업으로 과거 플라스틱사출에서 시작해 세탁기, 에어컨, 휴대폰 등 부품을 납품해온 하도급업체이다.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LG전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LG전자가 하도급업체에 기술적지원, 정보공유를 진행하며, 신성델타테크도 덩달아 자동차 배터리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솔브레인은 지난 1994년 펙트사가 일본의 스텔라케미파와 합작한 회사이다. 스텔라로부터 불화수로 혼합 솔루션을 도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솔브레인을 통해 중국산 저순도 불화수소를 정제, 제품 생산에 적합하게 만드는 수준으로 상용화 하는데 성공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대기업 내부역량 개방과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사격도 강조했다. 중소기업 기술개발의 기획부터 과제 발굴까지 일련의 과정이 시장 수요자를 겨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대기업 퇴직인력 활용 등을 통해 기술개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RVC 대응을 위해 지역 거점형 TP 등을 활용해 대기업과의 거래 네트워크 구축기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정훈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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